미국이 이란에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독일로부터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잠수함 2척을 신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미국의 `핵 이중잣대'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최근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독일제 `돌핀(돌고래)' 잠수함 2척을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AP는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우리를 공격하면 핵무기로 보복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구입한 잠수함들은 핵 추진 방식이 아닌 디젤-전기 추진 방식으로 운항되는 것들이다. 13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건조비 중 3분의1은 독일이, 나머지는 이스라엘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스라엘 신문 예루살렘포스트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두 척의 새 잠수함 외에도 이미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잠수함 3척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잠수함 구입은 이스라엘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슬람권을 상대로 `힘 과시'를 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미 1980년대부터 핵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NCND)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군사연구 싱크탱크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예리코 1, 2호로 알려진 핵탄두미사일을 비롯해 150∼4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 다비드 벤 구리온 초대 총리 시절부터 핵무기 개발에 열성을 보였고 197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협력해 핵 개발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아공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으나 이스라엘은 강행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86년 이스라엘 디모나 무기개발시설에서 일하던 핵 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는 이스라엘군의 핵 보유 사실을 폭로해 세간의 추측이 사실임을 입증했으며, 세계적인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2004년 바누누가 교도소에서 18년간의 복역한 뒤 출소하면서 이스라엘 핵 문제가 다시 부각됐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슬람국들의 반발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2003년에는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에 핵비확산조약(NPT) 가입과 핵 사찰 수용을 요구하면서 `중동비핵지대화' 방안을 제안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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