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공산주의에 대한 만델라의 생각

딸기21 2006. 8. 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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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과 다른 공산주의자들의 전집들을 구해서 변증법적 역사유물론을 공부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서적을 제대로 공부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는 많은 자극을 받았으나 ‘자본론’은 지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급이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공산주의 사상에 깊이 매료되었고, 공동체적 삶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아프리카 문화와 공산주의 사이에 공통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간결성과 보편성이라는 황금률을 따른 ‘능력에 따른 분배에서 필요에 따른 분배로’라는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주장에 동의했다.

인종차별의 어둠 속을 헤매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변증법적 유물론은 등불과 같았으며, 나아가 인종차별을 종식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나는 이를 계기로 흑인과 백인의 관계라는 관점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상황을 보게 되었다. 우리의 투쟁이 성공하려면 이 흑인과 백인을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증명할 수 있는 사실만을 믿는 경향이 있는 나는 변증법적 유물론이 지니고 있는 과학적인 성격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물론에 입각한 경제 분석에 특히 공감이 갔다.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생산에 들어간 노동의 양에 기초한다는 생각은 당시 남아프리카 상황에 잘 부합된다고 생각했다. 지배계층은 노동자들에 최저 생계비용만을 지불하고 상품의 잉여가치를 챙겼다.

혁명을 촉구하는 마르크스주의는 투쟁가들의 귀엔 감미로운 음악이었다. 역사는 투쟁과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진보한다는 주장 역시 호소력이 있었다.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읽고 나는 실제 정치인에게 닥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과 그 유형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민족해방운동과 많은 식민지 국가들의 독립 투쟁을 지원하고 있는 소련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꾸고 ANC 내 공산주의자들의 위치를 인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였다.

한 친구는 내게 어떻게 아프리카 민족주의와 변증법적 유물론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내게는 두 사상 사이의 모순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소수 지배로부터의 해방과자결권을 위한 아프리카 민족투쟁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동시에 남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은 넓은 세계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우리의 문제는 비록 다른 점이 있고 특별하긴 했지만 크게 보면 꼭 독특한 것은 아니었고, 그러한 문제점들을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국제적인 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상이라면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들의 편견을 불식시키고, 국수주의적이며 폭력적인 민족주의를 종식시킬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공산주의자와 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내가 공산주의자일 필요는 없었다. 흑인 민족주의자와 흑인 공산주의자들은 서로 적대하기보다 단합하는 편이었다. 소수의 냉소적인 자들은 항상 공산주의자들이 ANC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NC 역시 그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181~1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