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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변신

딸기21 2006. 7. 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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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도 지구를 구하는 일을 돕기로 했다."

세계 최대 유통체인인 미국의 월마트가 `지구를 파괴하는 거대기업의 대명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월마트가 21세기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활을 건 `환경 경영' 실험에 나선 것.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다음달 8일자로 발매될 최신호에서 월마트의 이런 노력을 소개하면서, 공룡기업 월마트의 변신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들을 소개했다.

포춘은 월마트가 5억 달러(약 4950억원)를 투자, 환경친화형으로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앞으로 3년간 모든 수송수단의 에너지 효율을 25% 높이고, 모든 점포의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일 계획이다. 미국 내 점포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3년 내 25% 줄이기로 했다.
월마트는 리 스콧 최고경영자(CEO)의 주도 아래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환경컨설팅을 진행해 `지속가능한 가치의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14가지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경영진을 비롯해 상품공급자들, 환경단체들과 환경보호 당국 등과 협의, 설비·대체연료·포장·농산물·기후변화·중국 등을 키워드로 한 이 프로젝트들은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자체상표(PB)인 완구브랜드 `키드 커넥션'의 경우 상품포장을 대폭 줄여 연간 240만 달러를 절약하게 됐고, 운송에 들어가는 가솔린 100만 배럴과 펄프용 나무 3800그루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월마트는 선전했다. 또 상품수송용 트럭 7200대 운행 줄여 연간 2600만 달러 어치 기름 소비를 줄였다는 것.
과거에는 월마트 트럭들이 엔진을 켜놓고 밤새 연료를 낭비, 매장 주변 주민들의 눈총을 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월마트는 환경오염 벌금으로 매년 미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에 수백만달러씩 벌금을 물고 있다. CEO 스콧 스스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10년 전에 알았더라면 (기업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그런 전략과는 다른 방향을 택했을 것"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월마트는 환경 경영과 거리가 멀었다. 스콧은 작년 11월 직원 대상 연설에서 `친환경 선언'을 한 뒤 다른 기업들의 앞선 환경 경영 전략을 최단 시일 내 따라잡고자 애쓰는 중이다. 방법은 기존의 시장장악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이미 월마트는 미국에서 유기농 우유와 유기농 면직물의 최대 구매자 겸 판매상이 됐다. 친환경제품들을 모아놓은 대형 수퍼마켓 `그린(green) 수퍼센터'도 2곳 개설했다.
최근에는 세계야생생물기금(WWF),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 사람들을 아칸소주 벤튼빌의 본사로 불러들여 환경보전 노력을 과시했다. 그린피스 활동가 존 호스바는 "월마트의 변화는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이런 변신 노력은
월마트 내에서 고조된 본질적인 위기감의 산물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더이상 값싼 물건들로 시장을 장악하기 힘들게 됐고, 대량 유통체인들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근 타겟이나 코스트코 같은 회사들에 발목잡혀 월마트의 매출 신장률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월마트 주가는 1990년대 이래 12배로 뛰었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하면 30%가 떨어졌다. 여성노동자 차별로 법원에 제소돼 있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지에서는 교외 신설매장들이 지역 단체들의 반대운동으로 문도 못 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미지를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
월마트는 과거에도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매상고를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1985년 미국에서 `일본 혐오감'이 한창 커졌을 때 미국산 애용 캠페인을 벌인 것. 당시 월마트는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the U.S.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장들을 성조기 색깔인 빨강 파랑 흰색으로 장식했다. 뒤에 월마트 반대론자들은 "겉으로는 국산품 애용을 내걸었는데 실제 월마트에서 파는 물건들은 미국 것 빼곤 다 있더라"라며 비판했지만 어쨌건 `월마트 이니셔티브(initiative)'는 효과를 거뒀었다.



'친 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월마트

그러나 월마트의 지금까지 이미지로 봤을 때 친환경 경영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올해로 창업 44년째를 맞은 월마트는 전세계 종업원 200만명, 연간 매출 3000억 달러를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소매체인이었다. 동시에 환경·인권 등과는 반대로 가는 거대기업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친환경 노력을 게을리 하고 직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해 시민단체들의 고정적인 비판 대상이 돼왔다. 그동안 월마트의 전략은 `대량으로 싸게 사서 저임금 노동자들 고용해 싸게 판다'는 것이었고, 포춘의 표현에 따르면 `거대 기업의 나쁜점은 모두 갖고 있는' 기업이었다. 월마트의 변신 노력에 대해서도, 의구심 섞인 시선이 많다. 월마트 감시사이트인 `월마트워치'(http://walmartwatch.com)는 월마트의 환경경영 선언을 돈세탁에 빗대 `환경 겉옷을 입고 주가를 올리려는 그린 세탁(green-washing)'이라고 비난했다. 환경구매를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유기농제품을 사러 월마트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월마트 내부에서도 새 경영전략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변해야 산다"며 환영한 반면, 여전히 `그린 투자는 비용에 비해 소득이 적다'며 비용절감 같은 고전적 경영혁신을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월마트의 변신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를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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