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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패한 '대리외교' 정책

딸기21 2006. 7. 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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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경파 정부관리들은 중동분쟁의 원인이 시리아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과연 누가 시리아를 상대로 위기를 풀 것인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레바논 베이루트를 `깜짝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간 얽히고설킨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데 실패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시리아를 `악의 축'으로 지목해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이란 핵문제나 북핵문제, 중동 분쟁 등에서 보이듯 위기국면을 해소하는 데에는 거푸 실패하고 있다. 이런 실패의 원인은 미국의 `대리 외교'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적을 만들어놓고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를 대리로 내세우는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외면한 중동외교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25일 라이스장관의 중동 방문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대리 외교의 실패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분석을 제기했다. 라이스 장관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외교 관리들은 시리아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지는 시리아에 달려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은 베이루트와 예루살렘을 방문하면서, 정작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는 찾지 않았다.

다마스커스의 미 대사관은 지난해 2월 미국이 "시리아가 레바논 전총리 암살에 개입했다"는 이유를 들어 대사를 소환해버린 이후 1년 반 가량 폐쇄된 상태다. 이후 미국은 시리아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조차 회피하고 있다. 그 대신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통해 시리아에 압력을 가하려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과 반다르 빈 술탄 전 미국 대사를 만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사우디와 이집트를 내세워 시리아를 설득, 헤즈볼라나 이란 쪽과의 관계를 끊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리아가 같은 시아파 국가 이란을 제치고 수니파 국가이자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이집트의 설득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대리 외교의 잇단 실패


부시 행정부 들어 대리 외교는 하나의 패턴이 돼버렸다고 외교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6자 회담이라는 틀을 고집하면서 한편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바랬다. 이란 핵문제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연합 3국에 협상을 맡겼었다. 뒤늦게 이란에 핵 포기 인센티브 패키지를 내놓으며 직접 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유럽과의 협상에서 일진일퇴의 버티기 전술을 구사했던 이란은 이제 미국을 상대로 시간벌기 작전을 쓰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핵심 이슈에서 대리를 내세울 경우 미국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은 물론, 상대국들에 "미국은 이 문제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는 오해만을 심어주게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리 외교 과정에서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미국과 `대리인'들 입장 차이만 불거졌고 때로는 이것이 `서방의 분열'로 비춰졌다.

사우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찰스 프리먼은 CSM 인터뷰에서 "미국과 친밀한 사우디조차도 중동에서 미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중국이나 유럽 같은 대리인들을 내세울 경우 미국은 분쟁을 풀 수 없으며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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