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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서 그런다고? 프랑스 연금개혁 반대 시위 거센 이유

딸기21 2023. 3. 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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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연금 개혁 반대 시위와 파업

올들어 계속 대규모 시위, 100만~120만명씩 거리로. 철도 공항 학교 등 파업. 
르몽드 보도, 25일에도 상수원인 두세브르 물 저장소에 모여 시위, 경찰과 충돌. 23일 시위, 2019 노란조끼 시위 이래 최대 규모. 정부 추산 전국 100만명, 시위 주도한 노조 단체는 350만명이 나왔다고 주장.

파리 도심 불타고 보르도에선 시청에 화재. 일부 시위대는 복면을 쓰고 상점 부수고 거리 설치물들 들어내고, 맥도날드를 공격해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경찰이 최루탄 쏘며 해산시키고 전국에서 수백 명 체포.

 

People gather on Place de la Republique during a demonstration against proposed pension changes, Thursday, Jan. 19, 2023 in Paris. Workers in many French cities took to the streets Thursday to reject proposed pension changes that would push back the retirement age, amid a day of nationwide strikes and protests seen as a major test for Emmanuel Macron and his presidency. (AP Photo/Lewis Joly)


프랑스의 연금체계


일종의 공동 보험, 한국과 비슷.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가 소득에서 일정 사회보장세를 의무적으로 분담, 연금 재원을 충당.
경제활동 중인 인구가 퇴직자들의 연금을 부담하고, 퇴직 후 재직시절의 연금 가입기간과 급여 수준에 따라 연금을 받음.

 

1) 비기여식 연금 Allocation de Solidarité aux Personnes Agées (ASPA) -가장 기본이 되는 노인연금. 노동 경력 등과 상관없이 매달 지급되는 기초연금. 여러 종류가 있던 것을 2006년부터 ASPA로 통합. 나머지는 평생에 걸친 노동기간, 연금 개인기여분 등과 연계된 연금. 고용주와 종업원이 나눠서 기여금을 내고 나중에 퇴직 후 연금으로 받는 것.
-의무가입해야 하는 연금- 1층부문
-의무 직장(직역)연금 -2층부문
-선택 가입하는 민간 집단/개인연금 -3층부문 만 65세 이상 수급 가능/ 받는 돈은 기본연금과 보충연금 두 가지로 구분. 

 

Firefighters, who are now eligible for early retirement, have joined protests against the reforms Image: Sarah Meyssonnier/REUTERS

 

연금제도의 변화 - 사회적 분위기 반영


- 최초법: 1910년
- 전후 부흥기인 1956년: 65세 이상 위한 국민연대기금 창설, 최소노령연금 형식의 틀이 만들어짐. 1983년 미테랑 사회당 정부 때. 연금 지급율 변경, 임금 상위 10년간 평균의 50%를 지급. 지급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춤.
- 1993년 역시 미테랑 때 1차 연금개혁: 납부기간을 늘리고, 최고임금 10년 평균에서 25년 평균으로 확대 (지급액 축소)
- 2003년 우파 시라크 정부 때 2차 연금개혁: 납부기간 40년, 완전 노령연금을 위한 기여연수를 2020년까지 42년으로 확대
- 2020년 연금재정 균형을 목표로, 노령화 추세에 맞춰 2012년 재평가하기로.
- 사르코지 때인 2010년 6월, 금융재정위기 맞아 3차 연금개혁: 재정적자 커지고 고령화 빨라지자 3차 연금개혁. 수급가능 연령을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올려서 2017년까지 62세로 높이기로 함. 납부기간도 41.5년으로 늘리고.

연금개혁 때마다 사회적 진통

시라크 정부 1995년 연금개혁을 시도하였으나 3주동안 지속된 파업으로 포기.
마크롱 정부도 2017년부터 연금개혁 내걸었으나 포기.

 

 

마크롱의 연금개혁


직군별로 크게는 사기업 일반직, 농업인 조합, 자유직 종사자, 특수 연금 4개 카테고리.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42개나 되는 연금제도, 제각각 운영. 직업이 여러번 바뀐 사람이면 여러 개 기관에서 서로 다른 연령기준과 계산방식에 따라 연금 받아야. -마크롱, 2017년 취임 때부터 개혁 주장. 하지만 실패로 돌아감.
2019년 제도 간소화/ 포인트제 통일 개혁안을 내놓음. 연금 운용비용과 수령자간 불공정을 줄이겠다고. 정년은 62세로 유지하되 수급연령은 2027년부터 64세로 올리자고 했음. 하지만 거센 반발. (당시 유류세 올려 서민 부담 늘리는 바람에 ‘노란조끼 시위’)

 

-이번 개혁안은 정년을 64세로. (65세로 올리려다 수정)
올부터 해마다 석달씩 연금 개시연령 늦춰서 2030년 64살로 맞추게 됨.납입기간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림. 매달 받는 돈은 올려주겠다고.

 

"나라고 이 상황이 즐거운 게 아니야" TV 출연해 국민 설득 나선 마크롱. President Macron was interviewed by journalists from two of France's biggest networks TF1 and France 2 / AFP

 

프랑스 노인들은 연금을 얼마나 받을까?

 

노동소득 재산소득 장애연금 등등 수급액 종합, 상한이 있음. 지난해 기준 총액 상한은 1인당 연간 1만1001유로(월 920유로) 정도. 부부는 합산 연 1만7079유로(월 1423유로). 2003년 연금개혁하면서 최저임금의 85%수준으로 보장율 높이기로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고 여전히 75% 수준.

 

그래도 프랑스 연금수급자들의 형편이 괜찮은 편인 것은 사실. 65세 이상 고령자 빈곤율 독일 9%, 미국은 23%, 반면 프랑스는 4.4%

** 한국은? 처분 가능 소득기준 한국 노인빈곤율 2020년 38.9%, 노동연령층 빈곤율 4배에 OECD 최고)

 

Riot police officers grab a protestor during a demonstration against pension changes, Thursday, Jan. 19, 2023 in Paris. Workers in many French cities took to the streets Thursday to reject proposed pension changes that would push back the retirement age, amid a day of nationwide strikes and protests seen as a major test for Emmanuel Macron and his presidency. (AP Photo/Lewis Joly)

 

개혁 필요성


1) 인구 중 65살 이상이 20%가 넘는 현실: 2020년 일하는 사람 100명 당 고령자 37명, 2050년에는 100명 당 55명.

2) 연금재정 압박: GDP의 14%가 연금 관련 지출, OECD 평균 2배.
국가연금 자문위원회- 이대로라면 연금적자 10년간 연간 GDP의 0.8%로 치솟을 것

(프랑스는 가뜩이나 공공부채 많은 나라)

3) 프랑스 현재 정년연령 62세, 유럽에서는 낮은 편: 은퇴 뒤의 인생이 독일 남성은 평균 18.4년, 프랑스 남성은 22년.
“정년 늘리면 적자 줄이고, 그만큼 디지털 기술과 저탄소 경제 전환에 더 투자하고, 고용과 성장을 촉진하고, 나이든 이들 고용 늘리고~~~”라고 정부는 주장함

 

하지만 정년 연장 반대 여론 60~80%.

- 나이든 세대가 일하는 세대에 짐을 지우는 걸로 볼 수도 있지만 프랑스인들은 ‘세대 간 연대’로 봐왔음.
‘연대’라는 프랑스 사회정치의 기본 원리를 정부가 나서서 깨뜨리려고 하는 걸로 받아들여짐.
- 형평성 논란: “어린 나이에 노동을 시작하는 저숙련 노동자, 저소득층에게 불리”
육체적 부담이 큰 공공부문 노동자는 50대 조기 퇴직이 가능한데 그 기회가 줄어들 것, 삶의 만족도/행복도가 달라지는 것.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신

실업수당 제한 강화하는 등, 개혁 내세워 불평등 키우고 저소득층/중산층과 여성에 불리한 친기업적 정책들을 추진.
재정 늘려 미래 위해 투자? 그럼 부자 증세하면 되는데, 마크롱 정부는 거부. 격차 해소가 중요한데 반대로 가고 있음. 
"정년을 늦추면 노령자 고용이 늘어난다고 주장하지만 노인 고용 늘릴 방법은 그 말고도 많다"

 

Protests Sweep France After Pension Reform Is Forced Through by Macron


지난 대선 때 르펜 막으려고 중도/좌파들 대거 마크롱을 찍기는 했지만 연금개혁안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음. ‘애써 표 몰아줘서 당선시켜줬으니 우파식 연금개혁안 폐기하라’하는 것. 그런데 마크롱은 연금개혁안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좌파들과의 문화전쟁’ 프레임을 내세움. 내무장관 “일은 질병이 아니다(일하면 병 걸리냐)”
교사와 간호사에서 간병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를 이해 못한 것.

주요 노조들의 단결+온건 중도파에서 극좌파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스펙트럼 다양한 시위대, 마크롱 정책의 '불공정'에 격분하는 것. “현대화란 이름으로 복지국가 해체하려는 것”(FP 시위대 인터뷰)

 

‘게으른 프랑스인’이 문제라고?

 

-미국 포린폴리시 “마크롱의 워털루 전쟁”. 영미식(혹은 신자유주의) 추종하는 나라들은 ‘일찍 퇴직하는’ 프랑스인들 비난
“정년 연장하면 조기퇴직 점점 줄어들 것이고, 일 많이 해야 하니까 반대한다”는 논리. 이코노미스트 "Why France is arguing about work, and the right to be lazy" 블룸버그 “좋아하든 말든 프랑스 연금개혁은 필요” 
“파업 하면 경제 망가진다”? 2019년 파업 때도 그런 얘기 나왔지만 경제 발목잡은 것은 노란조끼 아닌 코로나. 1995년 시라크 때 장기 파업으로 사회보장제도 개혁 무산됐는데 당시 성장률에 미친 영향 0.2%포인트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WP "고령화는 세계의 고민거리. 2035년에는 미국도 연금 시스템 지탱 불가능" '프랑스병' 몰아가는 것에 반대

의회 부결 두려워 헌법 끄집어낸 마크롱

 

마크롱의 중도파 연합, 작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 못함. 집권 르네상스 등 범여권, 하원 의석 577석 중 250석.
이번엔 좌파 사회당에서 극우정당까지 여러 진영 반대.

의회 통과 안 될 것 같으니 마크롱은 하원 표결 않고 바로 정부입법으로 갔음. 헌법 49조 3항에 규정된 조치이지만, 의회 패싱은 곧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비판. '49.3'은 정부가 의회 무시, 국민 무시, 독단으로 간다는 반발을 상징하는 숫자로 떠오름. 의회에서 내각 불신임 시도했지만 9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불신임안은 부결.

마크롱은 22일 TV 나와 35분 대담, 지금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 프랑스 전역 1150만명이 시청했다고. 높은 관심 반영.
어차피 3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잃을 것은 없는 마크롱.

 

Protesters light flares near the National Assembly in Paris after the government pushed through its pension reforms without a vote on March 16. EPA


1월부터 9차례. 28일에 10차 시위. 영국 찰스3세 국왕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데 그날 대대적으로 파업을 하겠다고 해서 찰스3세 방문 연기. 시위가 점점 폭력적인 양상으로 향해 가면서 지친 시민들의 시위 참여가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 반대로 노조들은 계속 저항을 하겠다고.

다른 나라들은?

한국에선 정부가 나서서 연금 불안감 키우는 현상.
미국에선 공화당이 바이든 정부와 부채한도 협상 하면서 노인 사회보장/건강보험 줄이라고 압박.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향후 몇 년간 정년을 67세로 올리려 하고 있음.
영국은 68세로 올리려 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도 정년연장, 여성 은퇴 제한 논의 중
반면 사회보장 약했던 나라들은 계속 보장 늘리는 추세. 헝가리 폴란드 멕시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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