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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백신 발표' 트럼프 계획 물 건너가나...FDA 기준 강화

딸기21 2020. 10. 7. 10:47

로이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기준을 강화했다. 11월 3일 대선 전에 ‘백신 개발’을 발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FDA는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위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3상 임상시험 뒤 제약사들이 최소 2달의 안전성 정보(Safety Data) 확보기간을 두고 시험대상자들을 추적하도록 한 긴급사용 승인기준을 발표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집단의 코로나19 감염률이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약한 위약 대조군의 50% 아래로 낮아야 승인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FDA는 지난달 백악관에 이런 내용의 새 승인기준안을 제출했으나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2달’이라는 검증기간이 너무 길다고 반대했다. 백악관이 FDA의 새 기준을 승인하지 않은 채 미루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치료까지 받은 상황에서, 결국 새 기준은 발표됐다. 이 기준에 따르면 아무리 빨라도 다음달 말에야 백신 사용승인이 나올 수 있다. 미국에서 현재 가장 진행 속도가 빠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 참가자 4만4000여명 중 절반 가량이 지난달 말에야 2차 백신을 접종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옥토버 서프라이즈(대선 전 10월의 깜짝뉴스)’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이 FDA 지침을 무시하고 백신 허가를 강요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FDA와의 이견이 부각되고 비판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예상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6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기준.  FDA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전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발 시한을 줄이라며 속도전을 부추겨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악관의 채찍질에 맞춰 ‘대선 전 고위험군 백신 접종’ 준비에 들어갔고, 스티븐 한 FDA 국장은 “3상이 끝나기 전에라도 긴급승인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 일정에 짜맞춘 무리한 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백악관 코로나19 백신개발 태스크포스인 ‘워프 스피드 작전’ 책임자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8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노바백스, 화이자 등 9개 제약사들이 “3상에서 유효한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는 백신을 승인받지 않겠다”면서 ‘안전서약’을 했다. 백악관의 밀어붙이기와 같은 정치적 압력 때문에 과학적 절차가 왜곡되고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