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1세기의 전염병들(3) 메르스

딸기21 2020. 2. 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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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

증상과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웹사이트에 올린 안내문을 보면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 감염증의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거의 아무 증상이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하면 사망에 일으게 하는 극심한 호흡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인 증상은 열과 기침, 호흡곤란이다. 폐렴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다. 설사를 비롯한 소화장애를 일으킨 사례도 보고됐다. 고령자와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들, 암이나 신장질환 혹은 만성 폐질환과 당뇨 등을 앓는 이들이 감염되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마다 다소 다르긴 하지만, 치사율이 35~40% 정도로 높았던 것도 이 감염증의 특징 중 하나였다. 다만 WHO는 증상이 미약했을 경우 메르스 확진을 받지 않은 이들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사망 비율은 공식 통계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 간 감염의 80%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났다.
 

메르스는 사스나 신종플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마찬가지로 동물을 매개로 해서 옮겨온 바이러스 때문에 일어나는 동물원성 감염증이다. 중동 지역에서 많이 키우는 단봉낙타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감염된 사례가 많았다.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처럼 박쥐를 통해 낙타에게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변종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의 낙타들에게서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2012년 사우디 메르스
 

2012년 11월 이집트 바이러스학자 알리 모하메드 자키 박사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의료센터 연구팀이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신종 바이러스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감염증을 일으킨 정도였다.
 

 

이듬해인 2013년 5월이 되자 사우디에서 40여명이 감염됐고 치사율이 40~50%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왔다. 사우디 내 감염자 대부분은 남성이었으며, 여성들의 대외 접촉이 적고 베일을 쓰는 관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 해 6월이 되자 요르단, UAE, 튀니지, 카타르 등 주변국들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됐으며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2014년 6월까지 감염자가 7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280여명으로 늘었으나 대부분의 감염자와 사망자는 사우디 한 나라에 집중돼 있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최초로 감염한 남성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를 분석, 메르스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체로 생겨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일 가능성을 제기한 논문이 실렸다. 중동·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진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감염자 대부분이 사우디의 농촌 지역에서 나왔기 때문에 WHO는 당시 메르스에 대해서는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지는 않았다.

 

2015년 한국 메르스
 

사우디의 감염을 중심으로 봤을 때, 사람 간 전염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한국에서 대규모 감염사태가 벌어졌다. 
 

2015년 5월 20일 최초의 한국인 감염자(당시 68세)가 중동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의료시설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초기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환자가 여러 의료시설을 이동하게 됐고, 의료시설을 통한 2차·3차 감염이 확산됐다. 6월 7일이 되자 삼성서울병원, 평택성모병원을 비롯해 한국 내 24개 의료시설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런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의료시설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는 데에 더 치중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보건당국이 방역에 실패하는 동안 곳곳에서 혼선이 벌어졌다. 6월 초에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감염자를 인천 내에서 이동시키면서 시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다. 이송에 관여했던 의사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서울시가 감염자와 접촉한 감시 대상자의 명단을 입수해 대응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6월 7일까지 2360여명이 격리조치됐으며 64명이 확진을 받았고 5명이 숨졌다. 정부는 그제서야 감염에 노출된 의료시설 명단을 공개했다.
 

당국의 안일하고 게으른 대응도 문제였으나, 번거로운 방역 절차를 피해가려는 이들도 메르스를 확산시키는 데에 일조했다. 홍콩을 거쳐 중국을 방문한 당시 44세 한국 남성은 2015년 5월 메르스에 감염된 가족들을 방문했음에도 이 사실을 홍콩 공항 검역사무소에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료진으로부터 자가격리를 하라는 지시를 받은 한국 커플이 6월에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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