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 사진 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정우성씨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의 내레이션을 맡았습니다. 배급사 엣나인필름은 16일 “정우성이 더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흔쾌히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우성,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 과학 다큐멘터리 내레이터 참여
세월호 참사 4주기가 있는 다음달 개봉될 ‘그날, 바다’는 사건 당일 세월호의 항로가 담긴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기록과 탑승객·목격자의 증언, 세월호에 실려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사고를 재구성한 다큐입니다. 또 물리학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을 재현했다고 배급사 측은 밝혔다. ‘백년전쟁’ 등 역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김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정씨가 이 필름의 내레이션을 맡았다는 소식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여러 발언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온 배우이니까요. 무엇보다 그는 난민 문제를 알리는 데 열심입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직원들은 그를 친선대사가 아닌 ‘동료’로 느낀다고 귀띔합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씨가 방글라데시 쿠투팔롱의 난민캠프 내 영상실조센터에서 식량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남편의 총살을 목격한 코티샤는 미얀마군이 로힝야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무자비한 탄압의 원인으로 늘 언급되는 것들이 있다. 미얀마가 로힝야에 대해 원한을 품을 수밖에 없는 많은 역사적, 정치적 이유가 거론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너무나 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은 대부분의 로힝야 난민들에게 이해할 수 없고 견디기 어려운 폭력일 뿐이다.”
정씨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한 뒤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
▶[정우성, 로힝야 난민캠프를 가다]살 나라도 안전지대도 잃어버린 이들을 위하여
지난해 6월 그와 함께 이라크 난민캠프에 동행했던 경향신문 박효재 기자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처음 정우성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를 봤을 때 가까워지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먼저 악수를 건넸지만 말수는 적었다. 이라크로 가는 중간 경유지인 카타르 도하공항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건넨 유일한 한마디는 ‘오는 동안 자리가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인사치레인 줄 알았는데,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 난민촌에서 지내는 내내 그는 물었다. 잠은 잘 잤는지, 식사는 괜찮았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누구보다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겼다. 난민기구 친선대사이기에 앞서 그는 우리 일행의 든든한 리더였다.”
▶[이라크 난민캠프 동행기]배우 정우성은 없었다···난민대사 정우성만 있었을 뿐
지난해 이라크 북부 함다니야의 난민캠프를 방문한 정우성씨. 유엔난민기구 제공
▶[정우성의 카메라]물탱크에서 내려다본 아이들은
지난해 7월 그는 밀가루를 뒤집어썼습니다. 얼음을 온몸에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벤치마킹한 ‘소방관GO_챌린지’에 참여한 것이죠. 밀가루를 뒤집어쓰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소방관 처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던 KBS 노조에 응원 영상을 보냈습니다. 당시 KBS 노조에서 공개한 영상은 정씨가 직접 휴대폰을 들고 2분40초 가량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정우성, KBS 파업 지지 영상메시지 보내다
그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참 많은 실수를 했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상처받고 외면당하고 또 그 결과 시청자들이 KBS를 외면하고 이제는 무시하는 처지까지 다다른 것 같다”면서 “돌아선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이어간다면 차디찬 겨울 공기를 뚫고 전국에 있는 시청자와 국민들의 마음에 전달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집중’ 출연 장면 갈무리
그 메시지를 보내기 앞서, 정씨는 KBS 뉴스에 출연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앵커로부터 “근래 관심 갖고 있는 사안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은 그는 “KBS 정상화”라고 답했습니다. 파업이 진행중인 방송에서 파업 참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란다는 ‘돌직구’를 던진 것이었기에, 그의 발언은 큰 화제가 됐습니다.
▶‘블랙리스트’ 배우 정우성 “박근혜 앞으로 나와” 소신 발언 화제
정씨는 2016년 11월에는 영화 <아수라>의 팬 단체관람 현장에서 무대인사를 하면서 즉흥연기를 부탁받자 영화 대사를 바꿔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쳤지요. 정씨 팬들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 이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정우성씨가 지난해 5월 대선 때 찍어올린 ‘투표인증샷’ 셀카 사진. 정우성 인스타그램 캡처
정씨는 박근혜 정권 때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기도 하지요. 2016년 11월 영국 런던을 방문한 그는 런던한국영화제 기자회견 때 블랙리스트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잖아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아야 되는 거죠. 이해충돌은 늘 어느 시대에나 있는데 그 시대의 기득권 세력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요구의 강요에 저항하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하는데…신경 쓰지 마세요. 그들이 만든 거지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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