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박기영 논란.

딸기21 2017. 8. 11. 12:49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언 윌머트는 저서에서 황우석의 연구가 진짜인 줄 알고 몹시 감동했다가 사기임이 들통나자 허망했다는 심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보인다. 더불어, 그걸 밝혀낸 한국 젊은 과학자들에 대한 감동도. 그런 자정능력이야말로 과학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라는 주장을 바닥에 깔고 있다. 




프리먼 다이슨은 "원죄가 없는" 생물학자들을 부러워하는 물리학자의 속내를 피력했고(<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미국 의학자 겸 저널리스트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생물학 연구자들이 스스로 과학윤리를 모색한 애실로마 회의를 "과학사에서 유례없는 회의"로 칭찬했다(<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이런 얘기들을 읽고 되짚어보는 건 재미있다. 적어도 내게, 과학기술은 남의 일이며 과학책을 줄창 읽는 건 그저 놀이이기 때문이다. 이해하고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그냥 쓱쓱 넘기면 되니까. 머리 속이 복잡할 때 잠시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는 지적인 오락처럼. 그러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면 새삼 과학이든 그 무엇이든 세상에 천진난만함은 없구나 곱씹게 된다. 적어도 한국 과학에선 황우석은 짊어지고 가야 할 원죄라는 것을. 


박기영을 고집하는 문재인 정부. 탁현민 고집하는 걸 의리와 보은으로(문재인 정부가 그에게 뭘 보은하고 뭘 그리 의리를 지켜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여기더니 이젠 한국 과학사의 대표적인 적폐인사로 모두가 지목하는 이를 골라놓고 우긴다. 거짓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기개 대신에 거짓과 손잡았던 인물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이 하는 일은 무조건 개혁이니 지지하라 강변하려 하는 것같다. 


적폐 인사, 내로남불, 급기야 문 정부의 최순실 운운하는 표현까지 나온다. 촛불로 집권한지 석달만에. 과학계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정부 적폐'의 문제를 상징하는 사건이 돼 가는 듯하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달았으면. 


곧 사퇴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런 헛발질들이 자꾸 쌓일까 걱정. 


문재인 정부가 할일이 겁나 많은데... 


** 결국 사퇴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