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로널드 드워킨,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딸기21 2017. 2. 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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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가능한가

로널드 드워킨. 홍한별 옮김. 박상훈 해제. 문학과지성사



아이러니다. 조지 W 부시가 재선될 무렵에 나온 책이다. 모든 이슈에서 진영논리로 갈라진 미국을 바라보며, 양 진영 간의 '대화'가 없으면 민주주의도 불가능함을 설파한다. 그리고 그 대화의 기본이 되는 전제들을 조목조목 짚는다. 동성애, 세금, 낙태, 종교 등 여러 '삶의 가치관'을 놓고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학자의 말을 누가 듣겠냐마는. 


애당초 책은 저자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막무가내 보수파'들의 논점을 하나씩 깨뜨리는 식으로 돼 있다. 한쪽은 옳고 한쪽은 그른데, 이쪽이 옳다 생각하는 사람이 저쪽을 향해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야 민주주의로 갈 수 있어' 하면서 설득하는 꼴이다. 그러니 그의 말이 아무리 근거가 있고 일리가 있다 한들 누가 들으리오.


만일 이 책을 2~3년 전에 읽었더라면 매우 재미가 없고 하나마나한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드워킨의 충고를 읽고 있자니... 그가 써내려간 말들은 2004년보다 오히려 지금 미국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미국인들은 이런 지적을 송두리째 거부하고 트럼프를 택했다! 한국도 남의 말을 할 처지는 아니다. 아니, 전 세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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