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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아기 살해 '축하'하는 유대인들 동영상 파문

딸기21 2015. 12. 25. 15:10

독실한 유대교도의 결혼식장에 하객들이 모여 있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결혼 피로연장같다. 그런데 갑자기 유대교 전통 모자를 쓴 이들이 총과 칼, 화염병을 들어올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한 아기의 사진을 향해 칼로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복수를!’이라고 외친다. 

사진 속 아기는 생후 18개월만에 유대인들에게 살해된 알리 다와브샤다. 알리는 지난 7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두마에 있는 집에서 유대 극우파들의 방화로 불에 타 숨졌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채널10 TV를 통해 공개된 26초 분량의 동영상은 이달 초 유대 극우파의 결혼식장에서 찍힌 것으로, 알리의 사진을 놓고 살인을 ‘자축’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 있던 유대인들이 들어올린 총 중에는 이스라엘군의 라이플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유대 극우파들이 최근 한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복수를 하자면서 총과 칼을 든 채 춤을 추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지난 7월 유대인들의 방화에 숨진 팔레스타인 아기 알리 다와브샤의 사진을 들고 칼로 찌르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원 안). 이스라엘 TV를 통해 지난 23일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스라엘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채널10 화면캡처




알리 사건 뒤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스라엘 검찰은 용의자들을 체포해놓고도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성난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무기를 들고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했고, 이스라엘군은 강경 진압에 나섰다. 지난 9월 이후 팔레스타인인 120명 이상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으며 유대인들도 8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이스라엘 극우파가 유대인을 팔레스타인인으로 오인해 살해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23일에도 팔레스타인인 2명이 이스라엘인 2명을 살해한 뒤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1987년과 2000년에 이어 팔레스타인의 3차 인티파다(봉기)가 시작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유대 극우파들이 최근 한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유대인들의 방화 공격에 희생된 팔레스타인 아기의 죽음을 ‘축하’하며 총과 칼을 든 채 춤을 추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0 TV를 통해 23일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스라엘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채널10 화면캡처



이-팔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불거진 유대 극우파의 동영상은 분쟁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했을 때, 유대인들이 가자지구가 보이는 스데롯의 언덕에서 가자에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박수를 치는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준 적 있다. 



하레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번 동영상에 ‘증오의 결혼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4일 이스라엘 채널2 방송은 피로연의 추가 동영상을 공개했고, 유대 극우파 정치지도자들이 대거 그 피로연장에 있었음이 확인됐다. 그 중 이타마르 벤 그비르라는 인물은 유대 극우주의자 변호사로, 알리를 숨지게 한 두마 공격 용의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다. 동영상 속의 한 인물은 이스라엘 정부가 금지한 유대 극우 정치운동 ‘카흐네차이’의 티셔츠를 입었다. 카흐네차이는 팔레스타인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를 1995년 암살한 집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은 “충격적인 영상”이라며 극우파들을 비난했으나,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해 유대인 마을들을 만드는 네타냐후의 정책이야말로 갈등을 고조시킨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대인 마을들을 지킨다며 이스라엘군이 곳곳에 주둔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의 충돌이 계속된다.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의 80%는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계엄통치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허핑턴포스트 등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