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 인상기

딸기21 2015. 10. 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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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쓰고, 잡지를 만들어 글을 쓰기도 하는 남자가 있다. 선후관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병든 아내(나중에 죽음)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다른 젊은 여자를 쫓아다닌 것 같다(참고로 나는 이 남자에 대해 잘은 모른다). 새 연인이 유럽 여행을 가자 쫓아가서 같이 다니는데, 이 여자는 유럽에서 그새 딴 놈에게 눈이 맞았고 그새 차였다. 그래서 쫓아온 남자한테 완전 시큰둥. 


그러면 여행이나 잘 다닐 것이지 말이야. 남자는 유럽에서 도박에 빠져서 가진 돈 홀랑 날렸고, 고향에 있는 형과 동생은 물론 전처의 여동생, 자기 차버린 젊은 여성에게까지 돈 좀 보내달라고 읍소를. 심지어는 도박에 대한 소설을 써서(실제로 썼다고 함) 돈 갚을테니 빌려달라고 동네방네 문인들에게 애걸복걸. 그 전까지 유럽에 대해 글 쓰면서 프랑스는 뭐가 잘못됐고 영국은 뭐가 나쁘고 독일놈들은 뭐가 문제고 엄청 쓰더니만, 급기야 저런 한심하고 찌질한 처지가 됐단 말이지. 아 웃겨. 



최근 조금씩(왜냐면 출퇴근길 전철에서 겜 안 할 때만 읽기 때문) 읽고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인상기>. 앞부분은 대충 기행문인데 뒷부분은 몽땅 돈 빌려달라는 편지들 뿐이다. 


언젠가 주워놨던 건데 한 10년 이사다니면서 끌고댕긴 것 같다. 안 읽었는데도 책에 때가 새카매... 맨 뒷장을 보니 무려 '인지'가 붙어 있다! 인지 붙은 책 얼마만이야~ 1쇄 1999년, 이 책은 4쇄인데 펴낸 날 2000년 6월 30일로 돼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은 한개도 안 읽어봤는데 이거 읽다보니 살짝 관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