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나를 여전히 정치지도자로 보지만 나는 영적인 지도자다. 내가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가능성도 있으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랜 세월 중국 당국의 핍박을 받아온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80)가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와 인터뷰를 하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수도 있지만, 티베트 불교의 역사는 달라이 라마를 정점으로 한 종교 지도체제의 역사보다 훨씬 뿌리가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가 없어도 잘 이어질 것”이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티베트의 벽지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고 한달 만인 1950년 11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됐다. 다음달로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 된지 65년이 된다. 중국의 점령에 맞선 싸움을 이끌던 그는 1959년에는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티베트가 중국 내 자치지역으로 안착되면서 그의 정치적 역할은 줄었고, 2011년부터는 그 자신도 ‘종교 지도자’라고 스스로를 표현해왔다. 10여년 전에도 아만포와의 인터뷰에서 달라이 라마 체제가 유지될지는 티베트인들이 결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이 여러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있으며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한 종교 전통에서도 물러난 상태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에겐 고유의 언어와 정신적인 유산이 있다”면서 티베트인들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발전이라고 했다. “불교 신자라면 충실히 부처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지 국익은 2차적인 것”이라면서, “만일 내게 시진핑 주석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더 현실적이 되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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