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도시] 공동체 은행·지역화폐 18년, 슬럼이 지속가능한 마을로
지역의 돈은 지역 안에서 돌리고, 은퇴자·빈민 노동 품앗이 살리고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파우마스 은행이 발행하는 ‘파우마’와 같은 소규모 화폐를 통칭 대안화폐 혹은 지역화폐라 부른다. 파우마처럼 돈(지폐)의 형태를 띤 것들도 있고, 계좌상의 가상화폐로만 유통되는 것도 있다. 지역의 돈이 지역 안에서 쓰이게 하자는 것이다. 은퇴자들이나 기존 경제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이들이 노동력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목표의 하나다.
대표적인 지역화폐는 1983년 캐나다의 마이클 린턴이 만든 ‘레츠(LETS)’라는 것이다. ‘지역 내 교환시스템’의 약칭인 레츠는 밴쿠버 근교의 코트니에서 시작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영국의 브리스톨파운드
독일의 킴가우어
일한 시간만큼을 화폐처럼 적립하고 교환할 수 있게 한 가상화폐들도 있다. 미국 워싱턴에는 자원자들이 노동한 시간만큼을 적립, 다른 이들의 노동이나 생산물과 교환하는 타임달러라는 게 있다. 1991년 뉴욕주 이타카라는 소도시에서 시작된 ‘이타카아워(Ithaca Hours)’도 비슷한 개념이다. 이타카에서는 가상계좌가 아니라 지폐를 만들어 실제로 통용시킨다.
미국의 이타카아워
‘틀랄록(Tlaloc)’은 원래 아스테카 문명에서 비(雨)의 신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멕시코시티의 대학교수이자 건축가였던 루이스 로페스예라 멘데스는 1985년 지진이 도시를 강타한 뒤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과 빈민들을 돕기 위해 ‘민중을 위한 개발(PDP)’이라는 기구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이 기구는 1995년 틀랄록이라는 이름의 지역화폐 시스템을 출범시켰다.
아르헨티나의 크레디토, 프랑스의 SOL, 독일의 슈테른탈러와 킴가우어, 영국의 브리스톨파운드 같은 지역화폐들이 유통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서민들 사이에서 ‘신트랄’이라는 대안화폐가 널리 쓰인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 합의만 이뤄지면 누구든 스스로 발행하는 통화다.
시민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기구인 ‘인간도시컨센서스’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대전한밭레츠, 과천품앗이, 성미산공동체, 서초품앗이, 구미사랑고리, 부산사하품앗이 등이 지역화폐를 만들어 지역 안에서 돈이 돌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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