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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무슬림 여성들은 성 노예로 삼아도 된다" 지침까지 공표

딸기21 2014. 12. 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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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19)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 부근에서 의사를 꿈꾸며 공부를 하던 여학생이었다. 지난 8월, 자나의 마을에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전투원들이 들이닥쳤다. 자나의 가족들은 신자르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소수 종교·민족공동체인 ‘야지디’에 속해 있었다. 지하디스트(이슬람 무장전사)들은 “남자들과 10살 넘는 사내아이들을 학교에 모두 끌어 모으더니 픽업트럭에 싣고 마을 밖으로 데려가 사살했다.” 자나는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도 이 때 숨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나를 비롯한 소녀들에게는 또 다른 비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디스트들은 젊은 여성 수백 명을 끌어다가 3층짜리 커다란 주택에 가뒀다. IS 조직원들이 그 집으로 종종 찾아와서, 서너명의 소녀들을 골라내 어디론가 데려가곤 했다. 지난달 유엔 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일들이다. 가까스로 구출된 여성들은 IS가 수시로 성폭행을 했고 집단성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무슬림 아닌 여성은 노예 삼아도 된다” 지침까지

IS가 점령한 지역의 남성들을 사살하고 여성들을 끌어다 ‘성노예’로 만든다는 증언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런데 한 술 더 떠, IS가 아예 조직원들에게 여성 노예에 관한 지침까지 만들어 공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2일 IS가 ‘(이슬람을) 믿지 않는 자들을 붙잡았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에 대한 27개 항목의 문답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이 해석해 공개한 IS의 ‘여성 노예에 관한 문답’ /MEMRI웹사이트


IS 내부의 ‘연구·파트와 부서’에서 지난 3일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 가이드라인은 특히 여성 노예와 성관계를 가져도 되는지, 노예를 매매해도 되는지, 때려도 되는지 등의 물음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돼 있다. ‘파트와’는 권위 있는 이슬람 지도자가 신자들에게 내리는 일종의 포고령으로, 판례 같은 기능을 한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이 해석해 공개한 이 문답에 따르면 IS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도 붙잡은 여성들을 노예로 삼을 수 있으며, 설혹 노예의 나이가 사춘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게 했다. 마구잡이로 어린 소녀들까지 붙잡아다가 성폭행을 해도 된다면서 ‘코란’을 끌어들여 ‘신의 뜻’으로 합리화한 것이다. 노예들은 그냥 ‘자산’일 뿐이기 때문에, 남에게 선물로 주거나 팔아도 된다는 구절도 들어 있다. 다만 노예가 임신을 했으면 팔지 말라고 권유했으며 ‘고문에 가까운 구타’는 금지시켰다. 


실종된 여성만 4600명... 모술에는 ‘성노예 수용소’도


영국 브리스톨대 성·폭력연구센터의 연구원이자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의 여성문제 자문위원인 나잔드 베기카니는 지금까지 야지디 여성 2500명 이상이 IS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야지디가 아닌 다른 소수민족 출신이나 기독교도, 시아파까지 합치면 노예처럼 끌려간 여성 수는 크게 늘어난다. 야지디 활동가 나린 샴모는 IS가 이라크 북부를 점령한 뒤 실종된 여성이 확인된 것만 4601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IS는 아예 이라크 북부의 대도시 모술에 ‘성노예’ 수용소를 만들었다. 지난 6월 시리아에서 넘어온 IS는 모술을 점령한 뒤 시 외곽의 바두시 교도소를 공격, 시아파 수감자 670명을 한꺼번에 학살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당시 생존자는 20명 뿐이었으며 이 사건은 이후 IS가 저지를 학살의 전초전이었다고 보고했다. IS는 바두시 교도소에 야지디나 기독교도, 소수민족인 투르코만(투르크멘) 여성 수백명을 집어넣었다. 그 중 무슬림으로의 개종을 선택한 여성들은 25달러에서 많게는 150달러에 IS 전사들의 ‘신부’로 팔려갔다.


사진 알아라비야(Al Arabiya) 방송 웹사이트


몇몇 여성들은 휴대전화를 숨긴 채로 바두시에 갇혔으며, 이들을 통해 외부에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끔찍한 고문의 보조도구가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IS에 딸을 납치당한 한 여성은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저들은 딸의 휴대전화를 일부러 켜놓고 몇시간씩 성폭행해, 내가 그 소리를 모두 듣고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IS의 이런 공격과 집단 성폭행은 점령 지역 주민들에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주고 공포를 심어주기 위한 심리전의 일부로써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한다.


“영국 출신 여성 전투원들이 성노예 관리” 영 언론 보도


일부 성노예 수용소는 IS에 동조하는 ‘여성 지하디스트’들이 운영·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미러는 12일 “영국 출신의 여성 지하디스트들이 IS 성노예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것으로 보이는 IS 조직원이 영국인으로 추정된 데 이어 다시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가 논란이 된 것이다. 


IS 남성 전투원들을 위해 성노예 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은 ‘무장경찰’이라 불리는 여성 조직원들이다. 미러에 따르면 그 핵심 인물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인 악사 마흐무드라는 20세 여성이다. 이 밖에도 맨체스터 태생의 16세 쌍둥이 자매 등 여러 영국 여성들이 관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 여성고등위원회의 팍샨 잔가나는 이 매체에 “IS에 성노예로 끌려간 여성들은 이라크나 시리아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모두의 문제”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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