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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20년만에 첫 ‘백인 대통령’

딸기21 2014. 10. 30. 15:40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94년 백인정권이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백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영국에서 지병을 치료 받던 중 런던의 병원에서 숨진 마이클 사타 잠비아 대통령(77)을 대신해 가이 스콧 부통령(70)이 임시 대통령이 됐다고 더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3년 전 대선에서 승리해 잠비아 사상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고 집권한 사타는 재임 기간 빈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중국의 에너지 독식을 견제하는 등 눈길을 끄는 정치행보를 보였으나,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예정됐던 연설조차 하지 못한 채 귀국해 건강이상설이 돌았다. 이후 사타는 대중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지난 19일 런던의 킹에드워드7세 병원에 입원했으나 열흘 만에 사망했다. 어떤 질병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20년만에 첫 ‘백인 대통령’이 된 가이 스콧. 사진 지코뉴스닷컴(www.zikonews.com)


뒤를 잇게 된 스콧은 비록 임시대통령이긴 하지만 ‘블랙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한 이후 첫 백인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아프리카의 가나를 필두로 1950~60년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독립국가들이 줄줄이 탄생했으나, 백인이 정치의 주역이 된 곳은 없었다. 19세기에 영국과 ‘보어전쟁’이라 불리는 전쟁을 치르고 사실상 독립국가가 된 남아공은 예외였지만, 남아공의 경우는 백인의 비중이 주변국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남아공에서도 1994년 인종분리(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고 FW 데클레르크 대통령이 퇴임한 뒤로는 줄곧 흑인정권이 집권했다.

 

아프리카 중남부 내륙에 있는 잠비아는 1964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1인당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구매력 기준 1700달러인 최빈국이다. 면적은 한반도 3배 크기(75만㎢)에 인구는 1460만명 정도다. 백인은 인구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스콧은 1944년 영국 식민지였던 북로디지아(오늘날의 잠비아)에서 태어나 자랐다. 캠브리지대학에 유학해 경제학을 공부했고, 1990년 정치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초반 농업장관을 하면서 극심한 가뭄 피해를 입은 농촌 살리기에 주력했다. 2001년 사타가 이끄는 애국전선(PF)에 합류했으며 2011년 사타가 대통령이 되자 흑백 통합을 부각시키는 상징으로 부통령에 임명됐다. 



에드가 룽구 국방장관은 스콧 임시대통령 관리 하에 향후 9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에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대선에 스콧이 출마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스콧은 부모가 영국 태생이기 때문에, 대선 출마 자격이 논란이 될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PF 실세인 룽구 국방장관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