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 국방부가 꼽은 국가안보 최대 위협은 '기후변화'

딸기21 2014. 10. 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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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꼽은 최대 위협은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닌 기후변화였습니다.

 

13일 미 국방부는 국가안보에 기후변화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단언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테러 증가, 전염병, 세계의 빈곤과 식량부족 등을 미국의 주된 안보 위협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도적 위기가 늘어나면서 군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앞으로 미군이 싸워야 할 ‘적’은 적성국의 군대나 테러조직을 넘어 해수면 상승, 강력한 폭풍우와 광범위한 가뭄 등으로 바뀐다는 것이죠. 



따라서 전쟁 중심의 작전계획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명시했습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올해말 유엔 기후변화 총회가 열리는 페루 리마를 이날 방문해 이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고 합니다.

 

미 국방부가 미래의 기후변화 위협을 거론한 적은 이전에도 있습니다. 올 3월에도 미 국방부는 "기후변화 때문에 전쟁,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펜타곤 보고서는 ‘현존하는 위협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주문하면서 군사 부문의 초점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과거 기후변화 위협에 대한 펜타곤의 인식은 해안 군사기지들이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든가 군수품 공급 시나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중동·아프리카 소요 등에 대한 대응으로 아예 전략 틀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이미 기후변화는 자연현상이 아닌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수단 다르푸르 내전의 경우 사하라 사막이 확대되면서 북쪽의 아랍계 유목부족들이 남하하며 아프리카계 기독교 부족들과 충돌한 것이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갈등도 한정된 수자원을 이스라엘이 독점하면서 더욱 격화하고 있지요. 


투발루, 키리바시 등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주민들은 해수면이 올라가자 ‘기후 난민’이 돼 뉴질랜드 등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유엔대학은 지중해, 중동, 사헬(사하라 부근) 지역에서 기후변화와 물 분쟁이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시리아에서 IS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판치는 데에도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지워싱턴대 기후변화·국제정치 전문가 마커스 킹 박사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이 시리아 농민들의 이주를 불러왔고, 사회가 불안정해지면서 젊은 층의 극단조직 가입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IS는 실제로 전력공급과 수자원 확보를 주민 통제와 세력확대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난 6월 이라크로 세력을 확대한 뒤 유프라테스강 줄기에 세워진 하디타 댐부터 장악한 것도 그런 움직임의 한 예입니다.


LIMA COP20/CMP10


오는 12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총회(UNFCCC) 때까지 기후변화는 세계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덴마크 총회 이후 4년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는 세계 최대 기후변화 회의입니다. 더군다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총회 이후 20번째(COP20), 그리고 교토의정서 이후 10번째(CMP10) 열리는 회의여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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