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선 당선자가 온라인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 ‘드림 내각’을 만들기로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캠페인으로 승리한 조코위가 석달 뒤 출범할 새 정부의 34개 각료직 후보들을 국민들 앞에 제시, 유권자 참여로 내각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이 25일 보도했다. 조코위 캠프는 이날 ’조코위센터닷컴’ 웹사이트에 ‘대안 내각을 위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투표 페이지를 만들고 각료직 후보군을 올렸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 캠프가 웹사이트에 개설한 ‘대안 내각을 위한 국민의 선택’ 여론조사. 유권자들이 34개 각료직의 후보들 중 한 명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후보의 이름을 적어낼 수 있다. /조코위센터닷컴(www.jokowicenter.com) 화면 캡처
34개 장관직에 각각 3명씩의 후보가 제시돼 있어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각료 후보에 표를 던질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으면 새 인물을 추천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현재 경제장관 후보로는 국가경제위원회 자문위원인 경제학자 아빌리아니와 가드자마다 대학의 스리 아디닝시 교수, 에너지 전문가 쿠르투비 등 3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유권자들은 이 중 한 명에게 투표하거나, 새로운 인물의 이름을 적어낼 수 있다. 조코위는 “나는 국민들의 견해를 듣고 싶다”면서 유권자들의 뜻을 충분히 모은 뒤 각료 인선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이 ‘아이돌 투표 스타일의 내각 인선’이라 표현한 이 방식은 오는 10월 20일 출범할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옛 기득권 정치인들의 인재풀을 활용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자바 중부 수라카르타(솔로) 시장과 자카르타 주지사를 지낸 조코위는 군부 잔존세력과 엘리트 정치인들 중심으로 구성된 중앙 정계에는 기반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각료 인선에서 애를 먹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여론조사’ 형식의 내각 투표를 하면 옛 정권 관료들이나 야당 인사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사진 jokowicenter.com
실제로 각료직 후보들 중에는 조코위가 소속된 투쟁민주당(PDI-P) 정치인들 뿐아니라 마르티 나탈레가 현 외교장관 등 전현직 각료들 이름도 여럿 올라와 있다. 심지어 대선 라이벌이었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캠프 인사들까지 들어가 있다. 인재풀이 적은 조코위가 ‘화합’과 ‘전문가 등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기득권층을 끌어안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총선 뒤 구성된 의회에서 투쟁민주당의 의석 수는 하원 560석 중 109석에 불과하다. 조코위가 대통령 취임 뒤 의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통합 내각’은 필수적이다.
시민들은 조코위가 선보이는 새로운 정치스타일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대학생 시티 알완은 자카르타포스트에 “조코위가 국민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폴리타카웨이브의 요세 리잘은 “인도네시아에는 인터넷 사용자만 7000만명에 이른다”며 조코위 측의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기득권층 인물들을 새 정부에 대거 포진시킬 경우 부패청산 등 개혁을 추진하는 데에 결국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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