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같은 최첨단 무기를 내세워 무장조직 하마스의 로켓포에 맞서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 때문에 연일 주민들이 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스라엘측 사망자는 없다.
이스라엘 언론들과 일부 외신들은 하마스의 로켓을 쏘아맞추는 이스라엘 ‘아이언돔 시스템’의 위력에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이 무기 뒤에는 미국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숨어 있다. 개발·배치 모두 미국의 돈으로 사실상 이뤄졌기 때문이다.
1000달러짜리 로켓 맞추려 수억달러 투입
13일 이스라엘 하레츠 등에 따르면 아이언돔은 ‘프로텍티브 엣지’라 부르는 이번 가자 침공작전에서 이스라엘의 후방 안전을 지켜주는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무기회사 라파엘 등이 개발·생산하는 시스템으로, 2011년부터 실전 투입되기 시작해 현재 가자 접경지대 등 8곳에 배치돼 있다. 하마스가 며칠 새 1000발 넘는 로켓포를 쏘았음에도 이스라엘 측의 피해는 미미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을 요격하는 아이언돔의 명중률이 90%에 이른다고 자랑한다.
가자지구 북쪽, 이스라엘 아슈켈론에 배치된 아이언돔 발사대. 사진 위키피디아
이 시스템을 1대 배치하는 데에는 5000만달러, 1발 쏘는 데에는 2만달러가 들어간다. 이 예산의 상당부분은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2010년 미 의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아이언돔 예산지원안을 통과시켰고 이듬해 2억500만달러(약 2090억원)를 전달했다.
2012년 미 의회는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요청에 따라 아이언돔 지원예산 6억8000만달러(약6920억원)를 다시 의결했다. 명목상 이스라엘이 개발·생산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공정의 40~50%를 미국 보잉사가 담당하고 있고,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만드는 레이시온사도 생산에 관여한다.
이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방어시스템을 이용해, 개당 1000~2000달러짜리 하마스 로켓포를 쏘아맞추고 있다. 실효성보다는 팔레스타인 혹은 아랍권을 상대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 셈이다.
"미국 대신해 군사작전 하는 꼴"
이 때문에 이번 공격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내에서조차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레츠는 “아이언돔은 사실 이스라엘이 자력으로 제작·운영하지 못하고 미국 돈과 미국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무기”라면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 특히 인구 밀집지역 내 군사작전을 이스라엘이 대신하게 하기 위해 무기를 지원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침공의 명분을 부정하며 전쟁 반대를 외치는 이들도 이스라엘 내에 적지 않다. 유대교 개혁파 랍비 에릭 요피는 “하마스는 로켓공격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부터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고난을 세계에 알려온 이스라엘의 유명 작가 겸 저널리스트 아미라 하스도 하레츠 기고 등을 통해 가자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낙하산부대 출신이지만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공존을 주장해온 예루살렘 반리어연구소의 네브 고든 박사는 13일 알자지라방송 온라인판 기고에서 “시민들의 반전 목소리를 억압하면서 정치권과 언론들이 전쟁 분위기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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