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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신과 허리띠,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

딸기21 2014. 1. 21. 20:23

정말이지, 올해는 꼭! <장자>를 다 읽고야 말리라! 하며 다시금 다짐.

생각해보면 이런 다짐을 한 것이 벌써 몇 년째인가... ㅠㅠ


신과 허리띠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이고, 허리를 잊는 것은 허리따가 꼭 맞기 때문이고, 마음이 시비를 잊는 것은 마음이 꼭 맞기 때문입니다.


명언이다... 



이 따위 신발이 맞을 리가 없지 말입니다...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


장자가 어느 숲 속을 가다가 가지와 잎이 무성한 큰 나무로 보았습니다. 나무를 베는 사람이 그 옆에 있었지만 베지를 않았습니다. 장자가 그 까닭을 물으니까, 그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장자가 말했습니다. "이 나무는 재목감이 아니어서 천수를 누리는구나."

장자가 산에서 내려와 옛 벗의 집에 머물렀습니다. 그 벗은 반가워하며 머슴아이에게 거위를 잡아 요리해 오라고 일렀습니다. 머슴이 물었습니다. "한 마리는 잘 울고, 다른 한 마리는 울지 못합니다. 어느 것을 잡을까요?"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울지 못하는 것을 잡아라."

다음날 제자들이 장자에게 물었습니다. "어제 산 속의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 천수를 다할 수 있었고, 지금 이 집 거위는 쓸모가 없어서 죽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느 쪽을 택하시렵니까?"

장자는 웃으면서....


'장자는 웃으면서....'라며 끝나니 좀 이상하지만, 원문의 마지막 줄은 莊子笑曰이다. 옮기면 "장자는 웃으면서 말했다"가 되니, 이태백의 笑而不答心自閑이나 '왜 사냐건 웃지요'와 비슷한 듯 싶기도 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장자 외편의 이 '산목(山木)'편에는 뒷구절이 나온다. 내가 읽고 있는 책과 버전이 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뒷부분은 이렇다. (이하, '오세주의 한시감상실'에서 퍼옴)


莊子笑曰 周將處乎材與不材之間 장자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에 처신하겠다.

材與不材之間 그러나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이란 것은,

似之而非也 故未免乎累 도와 비슷하기는 하나 참된 도는 아니므로 화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若夫乘道德而浮遊則不然 자연의 도와 덕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無譽無訾 一龍一蛇 칭찬도 없고 비방도 없으며, 한번은 용이 되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었다가

與時俱化 而無肯專爲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一上一下 以和爲量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을 것이다.

浮遊乎萬物之祖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게 하여,

物物而不物於物 사물을 사물로 부리되 외물에 의해 사물로서의 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니

則胡可得而累邪 어찌 재난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느냐?

此神農黃帝之法則也 이것이 바로 신농씨와 황제의 법칙인 것이다.


암튼 장선생님의 잘난척은... 

게속 이어진다.


若夫萬物之情 人倫之傳 則不然 그러나 만물의 실체나 인간 세상의 이치는 그렇지 않아서,

合則離 成則毁 廉則挫 尊則議 모이면 흩어지고, 이루면 무너지고 모가 나면 깎이고, 높아지면 비난받고

有爲則虧 賢則謀 不肖則欺 무언가 해놓으면 훼손당하고, 어질면 모함을 받고 어리석으면 속임을 당한다.

胡可得而必乎哉 그러니 어떻게 재난을 면할 수 있겠느냐? 

悲夫 弟子志之 슬프구나. 제자여 이 점을 마음에 두어라

其唯道德之鄕乎 자연의 도와 덕이 행하여지는 곳에서만 재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