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하라주쿠 산책

딸기21 2004. 4. 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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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님 학교 간 동안, 욘짱을 데리고 하라주쿠 나들이를 갔다. 하라주쿠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인데, 화사한 날씨에 모처럼 산책같은 나들이를 하면서 세월아네월아~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해가 꼴딱 져서 집에 돌아왔다.

 

하라주쿠역은 어찌된 일인지 역 건물처럼 보이지 않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바로 옆에 요요기공원이라고, 큰 공원이 있다. 나무 꼭대기들이 보이는데 아주 멋진 듯했지만 오늘은 들러보지 못했다. 담에 한번 꼭 가야지. 근처에 메이지천황의 사당인 메이지진구(明治神宮)도 있다.

 

 

 

꼼양이 어쩐 일인지 오전에 잘 걸어주었다. 하라주쿠역에서 지하철 오모테산도역 쪽으로 걸어내려갔다. 거리가 참 예뻤다. 옷가게들이 즐비한데, 평소 내가 즐겨입던 루이뷔통이니 버버리니 샤넬, 이브생로랑, 미쏘니 같은 것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쇼핑을 하고 싶었지만 참고... GAP에서 재킷을 하나 사고, 오늘의 1차 목적지인 키디랜드(일본식으로는 키지란도)로 갔다. '공공이'를 사기 위해서...요즘 꼼양이 열심히 보고 있는 뿡뿡이 비디오테잎에 공공이라는 공이 나오는데, 그게 없어서 며칠동안 꼼양은 공 대신 grape fruit(자몽)을 갖고 놀았었다.

 

공공이를 사고, 근처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와 어린이용 카레세트를 시켜먹고, 좀더 거슬러올라갔다. 2차 목적지는 크레용하우스(두번째, 세번째 사진). 어린이책과 고급 완구를 파는 곳이다. 일본여행 안내책자에까지 나와있을 정도이니 유명한 곳인 듯했다. 요새 꼼양이 서울서 가져온 직소퍼즐과 그림책에 시큰둥해져 있어서 재미난 놀이책같은 것을 좀 사주려던 참이었다.

 

휴우~ 초대형 서점은 아니지만 아무튼 너무 이쁘고 사고픈 것들이 많았다. 1층에는 그림책들이 있고 2층에는 장난감들이 있다. 흔한 완구들이 아니라, 나무로 된 놀이기구와 봉제인형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제인가 어디 제인가 하는 나무블럭들을 수십만원씩에 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에는 Kapla라는 나무블럭들이 있었다. 수백개씩 묶어서, 우리돈으로 30~60만원 정도. 어디 살 엄두를 내겠나 -_- 손바닥보다 작은 나무 인형 하나에 15000원 정도. 결국 장난감들은 못 사고, 피터래빗과 고양이톰 그림책과 놀이책 몇권을 샀는데 그래도 7만원 정도 들었다.

 

유모차를 끌고오는 길에 꼼양이 잠이 들어서, 근처 도토루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잠시 휴식. 꼼양이 깨기를 기다려서 다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유모차에 꼼양을 태운 채로 전철역을 오르락내리락, 전철에 탔다내렸다 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도움의 손길이 많아서 그래도 생각보단 쉬웠고,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전철에서 내리는데 차체와 승강장이 떨어져 있어서 유모차 앞바퀴가 빠졌다. 타려고 기다리던 아저씨들이 가뿐~히 들어서 도와주고. 차 갈아타는데 앞에는 높다란 계단. 꼼양을 내리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조그만 아가씨가 혜성처럼 나타나 그 무거운 꼼양+유모차를 꼭대기까지 들어다주었다. 서울 가면 나도 꼭 남을 도와줘야지, 하고 다짐하다.

 

전철에서 꼼양이 앙앙거려서, 집에 한 정거장 못 미쳐 내렸다. 유모차 끌고 꼼양이랑 '푸른하늘 은하수'를 부르면서 오는 길. 네번째 사진은 어디일까요? 소아과, 내과 의원이다. 의사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지 생선 굽는 꼬소한 냄새가 솔솔 풍겨나왔다. 저런 병원이라면 아프고 싶을 정도. 사진은 흔들려서 잘 안 나왔지만 참으로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