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스포츠와 테러

딸기21 2013. 4. 16. 17:57
728x90

유서깊은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폭탄테러로 얼룩졌다. 이번 테러처럼 대형 스포츠행사가 테러범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뮌헨 ‘검은 9월단’ 사건을 비롯해, 스포츠 행사를 노린 공격들은 많았다.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이고, 행사장에 집결하는 사람들도 많아 테러범들의 목표물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1972 독일 뮌헨올림픽을 피로 물들게 한 ‘검은9월단’ 사건이다.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을 벌이던 무장집단 ‘검은 9월단’이 뮌헨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던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 11명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인 뒤 전원 살해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대표팀을 인질로 삼은 ‘검은 9월단’.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팔레스타인이었다. 팔레스타인의 투쟁은 정당성과 명분이 있는 싸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때문에 ‘팔레스타인=테러집단’이라는 인식이 심어졌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비롯한 단체들은 테러집단으로 낙인 찍혔다. 


1996년 7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연쇄 폭탄테러에 휩싸였다. 당시 애틀란타에서는 제26회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었다. 첫 폭발은 올림픽이 한창이던 7월 27일 애틀랜타 시내 센테니얼 올림픽공원에서 일어났고, 이를 비롯해 4차례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이 테러로 2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 범인은 낙태와 동성애에 반대하는 미국인 에릭 루돌프였다.


이듬해인 1997년 4월 영국의 최대 승마대회인 그랜드내셔널 승마대회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리버풀의 대회장에서 북아일랜드 분리독립운동을 벌이던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연쇄 폭탄테러를 일으킨 것이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6만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002년 5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호텔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당시 이 호텔에는 뉴질랜드 국가대표 크리켓팀이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파키스탄 대표팀과 곧 경기를 할 예정이었다. 파키스탄과 뉴질랜드는 열혈 크리켓 팬이 많은 나라들로 유명하다. 이 자폭테러로 뉴질랜드 팀 스태프를 포함해 14명이 숨졌다.


2005년 7월 6일, 영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런던은 축하 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튿날 런던 시내 지하철 역사 등 곳곳에서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7·7 테러’로 불리게 된 이 날의 사건은 2001년 미국 뉴욕 9·11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드는 초대형 테러공격이었다. 테러범을 포함해 56명이 사망했고 700여명이 다쳤다.

2008년 4월 스리랑카에서는 현지 전통인 신년행사로 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 타밀타이거 반군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했다. 15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다. 


보스턴 마라톤 사건에서 보이듯, 마라톤은 대회 참가자가 많은데다 넓은 공간에 걸쳐 행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경비가 힘들고 공격을 당하기 쉽다는 문제점이 있다. 영국 BBC방송 등은 오는 21일 마라톤대회를 앞둔 런던도 보스턴 사건 때문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