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꼼꼼이는 이담에 지휘자가 될 것이다

딸기21 2002. 4. 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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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 저렇게 거창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요즘 꼼꼼엄마(=딸기)의 기분은 꼼꼼이의 컨디션에 좌지우지됩니다. 

하루 종일 혼자서 아기를 돌보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정말 피곤하거든요.

오늘은 꼼꼼이나, 엄마나 모두 기분 좋은 날입니다. 

오늘 식목일이고, 걸맞게 날씨가 화창하고 좋았는데요 베란다에 나가보니 꼭 초여름 날 같더군요.

그래서 방안과 마루에 모두 환기를 하고, 꼼꼼이 바지도 홀랑 벗겼습니다. 꼼꼼이 엉덩이에 바람 쐬라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태어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아기랑 하루 24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장난이 아닙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열댓 시간을 잠자면서 보내던 꼼꼼이가 지금은 컸다고(?) 같이 놀아줄 것을 종종 요구하고 나오거든요.

같이 놀자고, 엄마를 부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앵앵 울면 그건 안아달라고 하는 겁니다. 안고 얼러주고 말도 걸어주고 해야죠, 이럴 땐.


또 하나의 방식은 팔을 흔들면서 웃는 겁니다. 어디선가 봤는데, 두 달 된 아기도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대요. 

처음에는 어른들이 웃고 소리 내어 말을 걸면 그에 대한 응답으로 웃는데, 

점차 자기가 먼저 웃으면서 어른(엄마)을 부른다는 거죠.

요즘 꼼꼼이가 부쩍 웃으면서 말을 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말을 건다기보다는 '웃음을 건다'고 해야겠죠. 

그럴 때면 이 엄마는 놀아줘야 되는데, 요런 꼬맹이랑 대체 뭘 하고 놀 수 있겠습니까. 

엄마 혼자 별별 주책 맞고 우스꽝스런 짓을 다 해서 꼼꼼이를 웃겨야 된다 이겁니다.


예를 들자면 그저께는 팝송 틀어놓고 꼼꼼이 팔에 안은 채 마루에서 빙빙 돌며 춤을 췄구요. 

어제는 TV에 펭귄맨 나오는 거 보고 열심히 펭귄 소리를 연습했습니다. 

양 팔을 앞으로 쭉 뻗어 박수를 치면서 펭귄이 기분 좋을 때, 화났을 때, 슬플 때, 사랑할 때 내는 소리를 내는 겁니다.


오늘은 책꽂이에서 여성잡지 부록을 받은(벌써 한 2-3년 됐을 겁니다) 

'0세부터 3세까지 EQ가 쑥쑥 크는' 클래식 CD를 찾아내 들려줬습니다.

아, 그러자 이것이 웬일입니까. 무려 2시간 넘게 눈을 또랑또랑 뜨고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것두, 음악에 심취한 듯 두 팔을 흔들며 마치 지휘자와 같은 폼으로 혼자 놀더군요.


그 다음에는 '니슈쉐야' 놀이를 했습니다. 중국말로 '너 누구야'라는 건데, 

제가 꼼꼼이를 팍 째려보면서 니슈 쉐야? 하고 큰 소리로 물어보면 꼼꼼이가 막 웃습니다. 

꼼꼼이 가졌을 때 중국 드라마 열심히 보고 중국 노래 열심히 들었더니, 중국말에 친화감을 느끼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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