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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진부터 한 장~ 우리가 묵은 리조트랍니다.
가기 전에 여행.레저를 오래 담당해온 선배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었다. 그 선배는 지금껏 여러 여행지를 다녀봤지만 자기는 진심으로 푸켓이 가장 훌륭한 관광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가격 대비 만족도, 다양한 놀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볼거리 등등 종합해볼 때 그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 선배는 상대적 만족도가 아닌 '절대적 기준'으로도 푸켓이 매우매우 훌륭하다며 예찬했는데, 다녀온 내 느낌은-- 좋기는 참 좋다는 것이다.
뭐가 좋으냐? 값이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좋은 시설에 묵으며 놀 수 있고, 그리 비싸지 않은 값에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고, 아주 비싸지 않은 가격에 재미난 놀거리들을 소소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의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달라질 것 같다. 앞서 말한 선배는 여행의 목적을 휴양과 놀이에 두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푸켓은 '절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반면 여행의 목적을 '사람을 만나고 역사.문화를 보는' 것에 두는 사람들에게라면 푸켓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그칠 수도 있겠다
이번 휴가의 목적은 '놀고 쉬는 것'이었기 때문에 푸켓을 고른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패키지 관광이 아닌 자유여행을 한 탓에 돈은 '태국여행치고는' 꽤 많이 들었다. 이것저것 다 합해서, 300만원 조금 못 되게 들었으니까. 기간이 좀 길었던 탓도 있다. 보통 3박5일, 4박6일을 가는데 우리는 5박7일을 다녀왔다. 3인가족 일주일에 각기 100만원씩 들어간 셈이다.
■ 여행 준비
부라보타이라는 태국전문 여행사를 통해 타이항공 Royal Orchid Holidays(ROH)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어른 둘이 가면 아이 한 명은 비행기표가 공짜다. 호텔은 푸켓 남쪽 카타노이 해변에 있는 카타 타니( Kata Thani) 리조트. 푸켓은 아래위로 길쭉한 섬이고, 서쪽 해안에 휴양지들과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 전혀 모르고 갔는데, 가서 보니까 카타노이 해변은 아주 작고 외진 곳이었다. 그 대신에 우리가 묵은 리조트가 해안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어 편했고 리조트 시설도 아주 좋았다.
우리가 묵은 리조트...
여행가기 전 푸켓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었는데, 앞서의 그 선배가 '푸켓에서 꼭 해야할일 22가지'라는 책을 빌려줘서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다. 원대한 저자서문에 비해 내용은 그냥 관광가이드이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 떠나기 직전 바우처를 받아보니 여행사에서 한글로 된 푸켓 지도를 넣어주었는데, 역시 여행에서는 지도를 빼놓을 수 없지. 이 지도도 유용했다.
■ 여행 일정
첫째날 8월5일
오전 9:30 타이항공 탑승. 방콧에서 트랜짓, 오후 4시 푸켓공항 도착. 입국수속 아저씨 일처리 매우 느림.
오후 5:30 카타타니 리조트 도착. 시설 매우매우 마음에 들고 훌륭. 섬세하게 잘 꾸민 흔적이 곳곳에~ 방 청소해주고 테이블이나 침대 위에 꼭꼭 꽃을 한송이씩 따다놓는데(흔히 보는 양란의 화려한 꽃) 첨엔 기분좋았지만 이틀 지나니 귀찮아짐. 한국인 매니저가 있어서 안 되는 영어로 고통받지 않아도 됐던 것이 매우 좋았음.
저녁은 바로 위쪽 카타 해변으로 가서 볶음밥과 짜고신 슾, 넙적하고 두껴운 면이 들어있는 닭고기 국수를 먹음. 식당은? 푸켓 가본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해준 까타마마! 여기를 거의 매일 드나들며 밥을 먹었는데, 40~60바트(1바트는 30원)에 식사를 할 수 있고 100바트 넘어가면 요리도 먹을 수 있다. 음식도 맛있고..
여기가 바로 까타마마
왼쪽 식당이 까타마마예요 (까타마마 홍보요원... )
그런데 태국엔 뚝뚝이라는 말 안되는 택시가 있다고 했는데--
가이드북의 설명을 보자.
"바가지 요금과 매연으로 악명 높은 이 세발 용달차는 푸켓의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관광경찰에게 신고되는 가장 많은 건수가 바로 이 툭툭과 관련된 것들이다. 요금은 기사와 손님 간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주정부에서 결정한 요금은 거의 효력이 없다. 또한 툭툭이 기사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과속은 기본이고 음주운전은 선택이며 손님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외에도 비싼 쇼핑센터로 안내해 커미션 챙기기, 패키지 여행 프로그램을 비싼 값에 팔기, 퇴페 마사지 업소 안내하기 등의 일을 기꺼이 한다."
뭐, 재미는 있었다. 삼륜차는 아니었지만 빨간 것 노란 것... 괜찮았다. 그런데 태국 물가가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싼 것에 비해 이 뚝뚝이란 넘들은 뻑하면 폭리를 취하려고 했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00원씩 받는다 -_-
둘째날 8월6일
시차(한국보다 2시간 느림) 적응 못한 꼼양은 오전 7:30 눈을 떠서 빨리 나가자고 성화를 했다. 오전 8시 대식당에서 아침 뷔페 식사.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가 될 무렵까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다.
수영장이 크진 않지만 진짜 좋았당...
아일링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나이는 꼼꼼보다 1년 어린 만 세살. 동글동글하고 귀엽게 생겼다. 아빠는 스위스 사람, 엄마는 중국사람. 중국에 살면서 독일어를 쓰고 있다고 함. 꼼꼼이랑 사흘간 같이 놀았는데, 아일링은 세 자매중 둘째다. 왜 자기네 엄마 놔두고 나한테 들러붙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나를 보면 좋아라하며 매달려 물놀이를 했음. 꼼꼼이는 외국애들 앞에 주눅들거나 하는 인식이 전혀 없는터라 매우 재미있어했음.
왼쪽 아이는 아일링이 아니고, 루씨인지 루이스인지 하는 딴 아이.
얘는 증말 대단했다. 꼼양이랑 나이는 똑같은데 첫날은 튜브, 담날은 팔튜브, 마지막 날에는 튜브 안 하고 핀(지느러미)만 낀 채 깊은 물에서 자유자재로 노는 것이다!
겁쟁이 꼼꼼이가 이번 여행을 통해 용기를 배웠다! 애기들이나 쓰는 의자형튜브를 타고 놀다가, 아일링의 용기에 고무돼 일반 도넛형 튜브로 바꿈. (다음날에는 아예 양 팔뚝에만 끼는 튜브로 바꿈. 마지막날은 드뎌 점프!를 하는 쾌거를~~)
외국에서 수영장 갈때마다 드는 생각-- 울나라는 대체 왜 수영모자를 쓰라고 하는 건지. 이유없는 횡포라고밖에는. 암튼 이런데 오면 수영장에 사람도 많지 않고 모자 안 써도 되니깐 좋다. 바다에 파도가 높아 내내 빨간 깃발(물에 들어가지 마시오) 걸려 있었음.
점심은 까타마마에서 마늘.후추게볶음(이거 되게 맛있다고 가이드북에 써있었는데, 양념은 맛있었는데 게살 발라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우리는 이후로 메뉴를 '마늘.후추닭볶음' '마늘.후추쇠고기볶음' 등으로 바꿔서 시켜먹었는데 다 맛있었다)이랑 가는 국수가 들어있는 치킨슾, 게살볶음밥, 닭고기매운소스볶음밥.
밥 먹고 옆에 있는 오리엔탈마사지 가게에 가서 1시간 반동안 (1인당 450바트) 마사지 받았다. 오일맛사지와 타이맛사지(아프게 누르는 것) 뒤섞은 마사지를 받았다. 꼼꼼이는 옆에서 마사지하는 언니들을 따라했다. 호텔 돌아가서 낮잠자고 일어나서 또 수영하고 샤워하고 잠시 산책.
저녁은 또 까타마마에 가서;; 마늘후추닭볶음을 두개나 먹고 해물볶음밥에 게살 슾, 돼지고기생강볶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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