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용과 전혀 상관 없이,
독일 월드컵 한국팀 대 토고 팀의 동반 결승 진출을 염원하며
무지개 한 장 깔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 무려 아우토반에서 나를 반긴 무지개.
(쟤가 눈치가 좀 있네)
지난해 말, 나는 독일에 무엇을 하러 갔던가.
축구장을 보기 위해 갔었다... 축구를 보기 위해 간 것이라면 오죽 좋았으랴마는.
내년 6월13일 한국 대표팀이 아프리카 토고와 첫 월드컵 본선 경기를 갖게 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를 찾았다. 때는 12월9일. 새로 지어지기 전 원래 이름은 발트슈타디온, `숲의 경기장(Wald Stadion)'이라는 그 말처럼 한적한 숲 속에 거대한 축구장이 쌀쌀한 날씨 속에서 월드컵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밤에 이런 곳에 가서 쌩쑈 하는 것 참 싫지만.
(그렇다고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요;;)
이 경기장은 1920년대에 지어졌으며, 1974년 월드컵과 1988년 유럽 축구선수권대회 등이 개최된 유서깊은 구장이다. 그러나 시설이 낡아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크푸르트시 당국이 2002년 건물을 헐고 2002년 새 경기장을 지었다. 지난해 여름 완공식을 갖고 후원사의 이름을 따 `코메르츠방크 아레나'라는 현판을 올렸지만, 아직도 경기장 구석구석에는 마무리가 채 되지 않은 듯 시멘트 자국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 사람들의 업무가 모두 끝난 밤이 되도록 경기장은 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6층 건물 높이의 경기장 맨 위에서 프랑크푸르트 시내가 모두 내다보여, 야경 관람지로도 손색이 없었다. 새로 올린 개폐식 지붕이 자동차 쿠페를 닮았다고 해서, 아킴 반트레아크 프랑크푸르트 시장은 이 경기장에 `세계에서 가장 큰 쿠페'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경기장 수용인원은 4만8000명.
세계적인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는 인구 64명의 도시로 유럽중앙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몰려 있어 `방크(은행)푸르트'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 시민들은 스포츠 열정이 크기로 독일에서도 유명하다. 시를 대표하는 축구팀 아인트라크트 프랑크푸르트 외에도 세개의 분데스리가팀을 갖고 있다.
여기는 젠트랄 슈타디온- 이건 줌 없는 카메라로 제가 찍었떠요. 형편없죠?
월드컵 조추첨식이 열렸던 옛 동독지역 작센주의 라이프치히에는 동독 시절 스포츠의 요람이었던 첸트랄 슈타디온이 있다. 지난 8일 슈타디온을 찾았을 때에는 눈발이 휘날리고 가운데 파란 잔디밭이 유난히 돋보였다. 1956년 개장된 이 경기장은 원래 1만5000명 규모였으나,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4만5000명 규모의 새 경기장을 지었다. 경기장 외벽과 입구는 원래 모습을 살려 빛바랜 컨크리트를 그대로 남겼고, 내부는 새로 다듬어 밝은 파란색으로 꾸몄다.
통일 이후 오히려 쇠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라이프치히 시정부는 재정이 모자라 9억 유로의 재건축 예산의 상당부분을 연방정부에서 지원받았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고향, 괴테의 `파우스트'의 배경이 되었던 라이프치히는 첸트랄 슈타디온을 무대로 다시금 역사의 주역으로 도약하려는 꿈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엘스터강과 파데강을 따라 형성된 라이프치히는 1409년 라이프치히 대학이 설립돼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를 배출한 독일의 대표적인 문화도시. 종교개혁을 일으킨 마틴 루터가 16세기초반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시내 중심가 괴델러링의 성토마스 성당에는 바흐의 무덤이 있고, 거리 곳곳에 독일이 자랑하는 예술가들의 이름이 붙어 있다. 게반트하우스와 오페라하우스 등이 있어 유럽의 `음악도시'로도 유명하다.
내년 6월23일 한국과 스위스 대표팀의 경기가 펼쳐질 하노버는 독일 북부의 대도시. 이 곳의 니더작센 슈타디온도 1954년 지어진 오래된 구장이다. 안타깝게도, 가장 가보고 싶었던 하노버를 못 가봤다! (하노버가 좋아서가 아니라... 프랑크푸르트나 라이프치히에 갈 마음이 없었다는 얘기다)
분데스리가 하노버96팀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974년 월드컵 때 브라질과 네덜란드전이 치러졌던 곳이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역시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4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경기장으로 새단장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 멋지다...
니더작센주의 주도인 하노버는 독일 10대 도시 중 하나이며 인구는 52만명이다. 중세시대 어부들이 부둣가에 연 시장에서 시작된 지역상권에서 시작된 무역도시가 현대에 들어서는 거대한 메세(무역박람회)의 현장으로 탈바꿈해, 함부르크와 함께 독일 북서부의 경제적 핵심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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