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드디어... 카파도키아

딸기21 2004. 12.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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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즐거움이라 하면, 좋은 경치 유별난 경치 보는 것도 있지만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카파도키아는? 최고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우선 경치- 카파도키아는 관광대국 터키에서도 이스탄불과 함께 특히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다. 도대체 하느님이 만들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기기묘묘한 풍경, 그리고 거기에 기대어 2천년을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 터키는 현재 인구의 98%가 무슬림이라고 하지만 이 지역은 기독교 유적이 압도적이다. 모스크라고 해봤자 동네의 자그만 모스크 정도. 반면에 동굴 속에 숨어들어갔던 초기 기독교인들이 만든 오래된 교회들과 주거시설들은 지금도 발굴이 다 끝나지 않았다고 하고, 지하도시가 7층에 걸쳐 있다고도 한다. 
특히 관광가이드북에 많이 나오는 것은 '요정 굴뚝'으로 불리는 희한한 바위들. 이 굴뚝들과 바위벽에 뽕뽕뽕 뚫린 구멍들은 '비둘기집'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오래전에 살았던 동굴주민들은 비둘기를 그곳에서 날려 통신수단으로 썼다고 한다. 



이것들이 요정굴뚝입니다 



카파도키아에서는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단체 패키지 관광을 했다. 카파도키아의 중심지인 괴레메에 도착, '카파도키아 팰리스 호텔'(이름만 팰리스...)에 짐을 풀고 바로 투어를 시작했다. 맨 첫 코스였던 Red Valley는 좀 험했기 때문에 포기하고 우리는 이현이랑 동굴교회가 있는 계곡에서 '개인 관광'을 해야 했다. 점심을 먹고 보석가게에 들러서(단체관광의 특징) 터키석 귀걸이를 샀다. 1박2일 여행의 첫날 두번째 코스는 지하도시. 이현이가 어두운 지하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너무 좋아했다. 


이현이 '동굴특집'--





(저 안에 몰래 쉬야했음)



우타르 히사르(성채) 앞에 있는 허름한 가게.





터키 특산 도자기를 파는 가게도, 



식당도,


모두 동굴...로 되어있다. 

이 여행에서는 같은 패키지에 속했던 여행객들과 하룻새 너무많이 정이 들어버렸다. 정말이지 어디서 이렇게 여러나라 사람들을 모았나 싶을 정도로, 겹치는 국적이 없을만큼 다국적 부대였는데 그래서 더욱더 재미있었다. 캐나다 모녀, 남아공 부부, 알제리 아저씨들, 스페인 총각들, 모로코 가족, 일본인과 대만인, 미국계 중국인, 아르헨티나인, 영국인... 
특히 남아공 부부는 이현이를 너무너무 귀여워해서, 팔찌도 사주고 안아보려고 애쓰고... 물론 지조! 있는 이현이는 남아공 젊은 아줌마가 아무리 안아준다고 해도 거부를 해서 실망을 시키긴 했지만 말이다. 같은 호텔에 묵었던 알제리 아저씨하고는 밤에 올림픽 경기 중계방송을 보려 휴게실에 나왔다가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모로코에선 대가족(아빠 엄마 딸 셋 아들 하나)이 왔는데 이들과도 정이 들었다. 뚱보 아저씨네 딸들이 이현이를 많이 이뻐해줬는데, 솔직히 내가 보기엔 이 집 딸들이 훨씬 더 이뻤다. 어쩜 그렇게들 이쁘게 생겼는지...

두번째 날 저녁에는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갈길을 가는데, 터미널에서 모로코 가족과 남아공 부부 등등을 다시 만났다. 헤어지기 아쉬워서 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 삼삼오오 모여 대화 아닌 대화(언어 관계상;;)를 나누기도 했다.
터미널에 가는 길에는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 하는 되네르 케밥을 파는 집이 있었다. 이스탄불에서는 최소 3000원은 줘야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너무너무 매워서 눈물 쏙 나왔던 고추절임! 이 집에서 두번이나 케밥을 먹었는데, 한번은 비디오카메라를 잊어버린채 놔두고 근처 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케밥집 총각이 카메라가방을 들고 우리가 있는 곳까지 찾아와서 건네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이집트에서라면 상!상!도! 못할 일...)
따뜻하고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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