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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서양사람 멋대로 이리저리 흘러가게 글 쓰는 딱 그런 스타일의 문체다. 발칸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책도 적당히 이뻐보이고 해서 세미나용으로 골랐는데 별 재미가 없었다.
발칸은 가난했지만 그래도 나름 발전을 추구했고(당연한 것 아닌가?)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원래 발칸사람들 인격이 폭력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이것도 당연하지 않느냐고;;). 이런 식으로 써놓으면, 시쳇말로 ‘야마’(핵심)가 없잖아. 접근 방식도 인구통계학적 관점, 정치사 일지처럼 보이는 약사(略史) 따위가 뒤죽박죽 중구난방이다.
보스니아 내전은 끔찍했다. 말 그대로 ‘화약고’에 화약이 터졌고, 그 폭력성 엽기성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다.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내 궁금증은 거기에서 출발한 것이었는데, 책은 의문을 전혀 풀어주지 못했다.
유고 내전에 대한 스케치를 보고 싶다면 조 사코의 '안전지대 고라즈데'나 스벤 린드크비스트 '폭격의 역사' 발칸 부분이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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