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U2 정찰기가 추락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의 작전을 맡고있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22일(이하 현지시간) U2 1대가 아프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기지로 돌아오던 길에 추락, 조종사가 숨졌다고 발표했다. 1950년대 첫 비행을 시작한 뒤 수십년간 `냉전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U2는 2003년 국내에서도 추락사고를 일으킨 적 있다.
추락한 U2는 제380원정비행단 소속으로 UAE의 알 다프라 기지에서 아프간을 오가면서 매일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지난 21일 밤늦게 기지로 귀환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추락지점이 `민감한 국가'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지점과 추락 원인은 물론, 숨진 조종사의 신원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알 다프라 기지와 아프간의 지리적 위치로 보아 이란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미-이란 관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인승 고공정찰기 U2는 1955년 비행을 시작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을 설득, 옛소련 군사시설 정찰 목적으로 U2 개발을 진행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찰기가 유명해진 것은 1960년 소련 영공을 침범,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소련군 공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면서부터. 당시 조종사였던 개리 파워스는 소련 감옥에 2년간 수감됐으며 이 사건은 미-소 냉전을 악화시켰다. 1962년 U2는 쿠바에 건설 중이던 소련 핵미사일 기지를 촬영, 이른바 `미사일 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다시 유명세를 탔다. U2와 첩보위성은 미국이 세계최강의 공중전 전력을 갖게 해준 공신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조종하기 힘든 비행기
미군은 최근 섀도나 프레데터, 글로벌호크 같은 무인정찰기(UAV)를 도입하고 있지만 정찰기의 주종은 여전히 U2다. 미군은 94년부터 17억 달러를 투입해 U2 현대화를 추진했으며, 현재 운용중인 것은 최신형인 U2S 기종들이다. 7만~9만 피트(2만1000~2만7000m)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조종사는 우주복을 착용하며 1일 운용비만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U2는 야간비행과 악천후에 강하며 1회 급유로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파일럿의 시야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는 구조여서 `조종하기 힘든 비행기'로도 악명 높다. 기체가 좁고 길기 때문에 저고도에서 방향을 틀 때나 착륙할 때 극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난점과 임무 특성 때문에 80~90%가 무사히 퇴역하지 못하고 추락 혹은 격추로 파괴된다고 BBC는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3년1월 경기도 화성에서 U2기가 추락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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