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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빌미로 걸프국가들 '군비확장'

딸기21 2010. 1.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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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걸프국들에 무기판매를 늘리며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의 잠재적 핵위협과 테러조직들의 공격에서 산유국들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란을 자극해 역내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걸프 내 반미세력의 공격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최근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4개국에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을 공급하는 등 걸프 국가들의 군사력 강화를 은밀히 밀어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이 31일 보도했다. 미국의 지원계획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입안된 것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서도 물밑에서 계속 추진돼왔다. 오바마 정부는 러시아의 거센 반발에 밀려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배치계획을 철회했지만 걸프에 대한 첨단무기판매는 ‘조용히’ 밀어붙였다.

역내에서 미국의 최대 군사 파트너로 부상한 것은 UAE다.

걸프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UAE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뿐 아니라 전역고고도미사일방위체제(THAAD) 등 미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였다. 2008년과 2009년 두 해 동안 UAE는 미국산 무기 170억달러 어치를 사들여, 미국의 최대 무기수출 상대국이 됐다. 같은 기간 사우디가 사들인 미국무기 수입액 총 80억달러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지난해 바레인을 방문, 연설하면서 “UAE 혼자서만 이란의 공군력을 전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UAE는 지난해 F16 전투기 80대를 사들이기도 했다. 미군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올해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실시되는 ‘레드 플래그’ 군사훈련에 UAE 측을 초대했다. UAE는 프랑스산 라팔레 전투기 구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지난 21일 워싱턴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UAE 외에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에도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들 세 나라는 또한 THAAD 도입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의 작은 섬나라 바레인은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가 있는 곳이고, 카타르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 중인 미군 공군사령부가 위치해 있다.
사우디와 UAE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산유시설 인프라 경비를 강화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2004년 외국인 시설을 노린 연쇄테러가 일어났고, 2006년에는 산유시설을 노린 테러 기도사건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사우디 정부는 현재 1만명 규모인 산유시설 인프라 경비병력을 3배로 늘리려 하고 있다.

미국과 걸프국들은 ‘이란 핵 위협’을 군비확대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운다. 걸프 친미국가의 외교관 한 명은 “우리는 거친 이웃(이란)을 두고 있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설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9월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을 해 이웃 아랍국들을 긴장시켰다. 미군은 이란 미사일위협에 맞서,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이지스 탄도미사일방어체제(BMDS)를 갖춘 순양함들을 배치해놓고 있다.
하지만 군비 확대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핵 확산을 막는다면서, 자칫 역내 재래식 무기 경쟁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미국 도움으로 군사력을 키우는 사실이 알려지면 걸프 국가들 내부의 알카에다 세력이나 친이란계 무장조직들이 항의성 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높고 내부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우려들 때문에 모든 과정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