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아프간 증파 찬·반 놓고 ‘미국은 분열중’

딸기21 2009. 12. 2. 19:35
728x9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아프가니스탄 증파 방침을 밝힌데 대한 미국 안팎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공화 양당 유력 정치인들은 지지 혹은 조건부 지지를 표시했지만 민주당 내 진보파와 공화당 내 강경파, 보수우파는 각기 다른 이유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 연설 전에 미리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미국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미군의 희생을 값지게 하는 포괄적인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공화당의 키트 본드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도 “미군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대통령이 재확인해준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일리노이주 출신인 잰 샤코우스키 하원의원은 “증파가 아프간 문제의 해결책인지는 회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오랜 정치적 동지였던 샤코우스키 의원을 비롯, 민주당 내 진보파가 증파 때문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민주당 내에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프간전이 ‘오바마의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으며, 일부 언론들도 아프간전과 베트남전을 비교하면서 새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행정부 내에서도 증파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3만명을 증파하려면 당장 내년에 직접적인 전쟁예산으로만 250억~300억 달러가 더 필요하고, 그 외 추가경비도 들어갈 터인데 이를 마련할 방법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의회는 2001년 아프간전과 2003년 이라크전이 시작된 뒤 매년 정부의 전비 요구내역을 살펴보고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더이상 전비를 늘리는 데에 반대하고 있다.
반전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오바마 대통령 연설 전부터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시위대가 항의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전 이후 결성된 반전단체 ‘코드핑크’ 회원들은 대통령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 앞에서 검은옷차림에 관을 들고 증파 반대 행진을 했다. CBS방송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전을 잘 처리하고 있다는 응답은 올초보다 20%포인트나 낮아진 38%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증파에 찬성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반면 보수파는 오바마 대통령이 섣불리 출구전략을 언급, 적들에 유리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이 증파 결정을 못한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연설을 앞두고 출구전략 얘기가 나오자 “적들 앞에서 미국을 취약하게 만드는 짓”이라 비난했다.
외부 반응도 엇갈렸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증파는 올바른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새로운 전략의 비용과 목표를 놓고 동맹국들 사이에 의구심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