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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35년째 내전 중인 나라에서 미군을 계속 희생시켜야 할 아무런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하나의 연극으로 본다면 미국은 그저 조연일 뿐이다.”
“알카에다 세력을 막고 아프간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 파키스탄과 소말리아와 수단과 에멘도 모두 침공해서 점령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하나의 연극으로 본다면 미국은 그저 조연일 뿐이다.”
“알카에다 세력을 막고 아프간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 파키스탄과 소말리아와 수단과 에멘도 모두 침공해서 점령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미국의 아프간 전쟁에 반대하는 노엄 촘스키같은 반전·평화운동가나 반미주의자의 발언이 아닙니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 직접 참가해 전투와 재건 작업, 외교적 임무까지 수행했던 잘나가는 미 해병대 전직 장교가 사직서에 적은 ‘아프간전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들이랍니다.
해병대 대위로 두 차례 전쟁에 참전한 뒤 올초부터 아프간 민간재건지원 임무를 맡아왔던 매튜 호(36.사진)는 지난달 “더이상 이 전쟁을 치러야 할 이유를 모르겟다”면서 국방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호가 제출한 사직서를 공개하면서 그의 사직이 큰 충격을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아프간 반전여론의 새로운 아이콘이 떠올랐다”고 파장을 전했습니다. 미군 장교출신이 아프간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사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호는 4쪽 분량의 사직서에서 “아프간 저항세력은 지역 게릴라들”이라며 그들이 글로벌 테러조직에 연결돼있거나 전국적 지도부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반군은 부패한 정부와 외국 주둔군에 맞선 지역민들일 뿐이며 “전투가 끝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미군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는 “저항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이 나라 정부를 계속 밀어주는 것을 보니 남베트남을 지원했던 미국의 과거가 연상된다”고 적었습니다. 뭐,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이네요.
터프츠대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하던 호는 1998년 해병대에 들어와 군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일본과 워싱턴의 국방부 등에 5년간 복무한 뒤 이라크에 파병됐고, 이후 국방부 소속 민간지원 업무를 맡았습니다. 2005년 군복을 벗고 민간군사회사에 들어갔으나 이듬해 예비군 징집령으로 다시 이라크 최악의 전투지역이던 안바르 주에 배치됐다고 합니다. 호는 지난해 말 국무부의 제안을 받아 아프간 대외업무 담당으로 일해왔습니다.
이라크·아프간 재건사업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온 사람이었기에, 안팎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칼 아이켄베리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와 리처드 홀브루크 아프간·파키스탄 특사 등이 나서서 그를 만류했지만 호는 공개 사직을 택했습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증파여부를 곧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나서서 (증파를 하면) 왜 안되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프간 상황을 직접 보면서 듣던 것과 달라 크게 좌절했고, 아프간 역사와 1980년대 소련의 강점 및 90년대 탈레반 지배기 등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전쟁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아프간 대선에서 미국이 밀어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것을 보고 회의감이 굳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등 10만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치안군까지 합하면 20만명이 2만5000명의 탈레반군을 상대하고 있는 거지요. AP통신은 “12대1의 병력으로 싸우고 있는데도 전쟁에 이길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증파 회의론을 제기했습니다. 10월 미군 사망자는 53명으로, 2001년 개전 이래 최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증파에 반대하며 특수전 병력만 남기고 미군을 대폭 철수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지요. 호는 이른 시일 내 바이든의 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호의 사직 파동으로 바이든의 감군론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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