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공은 둥글대두

어제 인터-바르샤 경기

딸기21 2003. 2. 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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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


어제도 12시부터 텔렉스실에 숨어들어가, 담요 덮고 몹시도 방만한 자세로 앉아서 테레비에 눈알 두개를 고정시켰습니다(갑자기 회색눈깔분자 와나캣이 떠오름). 그런데...혹시들, 어제 이 경기 보셨어요?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 바르샤 편 있으신가요? 그런 분은, 조용히, 모니커 꼭대기 오른쪽의 가위표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근 인터 편이죠. 그럼 그럼, 앞으로 바티가 뛰게 될 팀인데... 글구 제가 좋아하는 '인간성 좋은 떡대' 비에리가 있는 팀 아니겠습니까. 어제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비에리 몸매는 진짜 죽이더군요(라고 쓰면 또 어느분이 Q&A에 항의하실지도 모르겠네여). 가만 보니 얼굴도 잘 생긴 편이라는 생각이...솔~솔~

그 멍청하고 게으르고 비겁하고 맘에 안드는 바르셀로나가, 어제 같이 잘하는 건 정말 첨 봤습니다. 반할이 사라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안티치인지 하는 새 감독이 온 뒤에도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샤의 모습은 사실 그저그랬었잖아요. 그런데 어제는...이번 시즌 유독 리가보다 챔편스 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골이나 넣어버리다니! 성질 더럽고 오만방자한 클뤼베르트(요샌 클라이베르트라고 하대요)까지 마지막에 한 골 넣고 말이야...

역시 크레스포의 부상이 컸던 모양입니다. 크레스포 없는 인터는 여지없이 무너지더군요. 흑흑흑. 비에리는 아쉽게도--이번 시즌 챔편스에서 한 골도 못 넣어서 무쟈게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데, 어제도 골 못 넣었어요. 비에리의 막강 헤딩도 조준이 잘 안 됐고...레코바가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고군분투 하기는 했는데, 정말이지, '뛰는' 사람은 레코바 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크레스포-비에리 투톱 할 때에는 레코바가 후반 교체멤버로 나왔잖아요? 그 때에도 '레코바의 왼발'은 대단하긴 하구나, 하고 감탄했었는데 어제도 잘 뛰었습니다. 골을 못 넣어서 문제지...그런데 정말 받쳐주는 사람이 넘 없었어요. 레코바한테까지 볼 연결도 잘 안 되고. 후반 들어가서는 완존히 나사빠진 플레이...비에리한테 공이 가지도 않고...라울이었다면 후방까지 달려나가서 공 몰고 왔겠지만 비에리는 돌파형은 전혀 아니잖아요.

게다가 후반 말미에 레코바가 퇴장당하면서 결정타를 맞았죠. 안 그래도 '1분1초 버티기 급급한' 안쓰러운 지경에 처해 있던 인터는 그만 와르르...신고산 저리가라였슴다.

잠시 뒤, 12시부터 저는 또다시 텔렉스실에서 담요와 포옹하고 있어야 합니다. 실은 11시부터 발렌시아-말라가 경기 전반 보고, 그 뒤에 채널 돌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부장의 눈알들이 도끼가 되어 날아올 것이기 때문에...점심 일찌감치 먹고 12시부터 지구방위대-도르트문트 경기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날마다 정신집중할 일이 세 가지씩은 있으니...뇌에 주름살 많이 생기겠어요 :)



  (2003.02.21-04:07:36)
음...쓰고보니, 너무 흥분한 나머지 경기 중계를 제대로 못 했네요. 이 글 읽으신 우리 축구광분당 당원동지들께서 이해를 하십쇼. '이해관계'가 걸린 경기는, 정상인의 눈으로 보지를 못하는 인간인 걸 어쩌겠습니까.
  (2003.02.21-05:40:09)
좋겠다. 딸기님은..텔렉스실에 숨어서나마 볼 수 있으니..
그나저나 자.. 잠시후 지구방위대 경기가 시작되는군요. espn 볼 수 있는 곳이 없나 아무리 물색해도 없군요. -_- 저 대신 잘 보고, 관전평 써주세요.
특히 지단님 활약상을 중심으로...(흑흑)
  (2003.02.21-07:00:11)
방금 전반전 끝났습니다. 언니, 큰일났어요.
지구방위대가 궁지에 몰린 분위기...

다만 희망이 있다면, 라울의 힘!

도르트문트는 지난번 경기 때도 보니까 매력 덩어리 팀이더군요. 그 팀 감독 넘 멋져~ 2미터넘는 장신 스트라이커 얀 콜러가, 전반 30분에 먼저 한 골 넣었습니다. 아주 멋진 슛이었습니다.

지구방위대의 흔들리는 수비...이에로 오빠, 또 결장입니까...
지단님과 호나우두의 슛, 영 빗나가는군요. 그리고 피구의 멋진 슛--허걱 크로스바 맞았습니다. 아까비~ 그러나 우리에겐 라울이 있다!
저것이 진정한 라울의 모습. 라울의 집요하다못해 처절한 '누워서 슛'으로 결국 간신히 만회.
자, 이제 후반전 보러 갑니다, 저는.
  (2003.02.21-08:06:18)
아.. 그나마 갈증을 풀어주시는 딸기님의 현장중계!
역시 딸기님 최고~
엇 근데 1대 1입니까..
예에.. '범생이' 라울의 처절한 슛이라니..
으와 보고싶다..
  (2003.02.21-08:49:02)
으으으. 보고 싶어 죽겠다아아아.
정말 좋은 직장(단언)이군요.
espn를 (몰래나마) 볼 수 있다니...
지구방위대. 지구를 지켜라!!! 처절한 슛...-ㅁ-!!
  (2003.02.21-09:50:49)
호나우두가 한골 넣어줘서, 이기긴 이겼네요^^
  (2003.02.21-09:53:25)
라울의 슛은, 정말 처절했습니다...슛하려고 하다가 넘어졌는데, 도르트문트에서 두 선수가 달려들어 막으려고 해서 엎치락 뒤치락...도르트문트의 레만 골킵이 달려왔는데 넘어진 라울이 그라운드에서 버둥거리며 레만의 다리 사이로 간신히 차 넣어 결국 골...캐스터도 해설자도 어안이 벙벙, "결국은 들어갔군요" 라울은 일어나서 골인지 확인하더니, 자기도 웃긴지 막 웃다가(아이 귀여워) 골대안에서 공 주워갖고 나왔습니다(왜 주우러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그랬더니 지단이 달려가서 안아줬어요^^
  (2003.02.21-09:54:20)
아, 호나우두의 역전골은 지단님의 어시스트에서 나온 거랍니다 ;)
  (2003.02.21-09:57:45)
예 딸기님, 저도 방금 소식 들었습니다.
역시 지단님..
지단이 라울 안아주는 광경, 보구싶다~

근데 지구방위대, 요새 좀 불안하네요.
바르샤나 맨유 같은 팀이 연승을 거두는 마당에...
(근데 양아치 베컴은 누구한테 얻어터져서 -_-
얼굴이 부어가지고 나왔더랍니다. 그래도 잘하긴 잘했다는데..)
우리가 단체로 기를 좀 불어넣어야 쓰겄습니다.
아자!
  (2003.02.21-11:56:27)
아니 언니 모르셨어요?
맨유 퍼거슨 감독이 아스날한테 지고나서 열받아가지고 축구화를 걷어찼는데, 하필 그게 양아치 얼굴에 가서 맞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양아치가 눈두덩이를 두 바늘 꿰맸대요.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둘이 원래 좀 불화가 있었대요. 초반에는 퍼거슨이 양아치를 이뻐했는데, 임마가 빅토리아랑 결혼하면서 무슨 연예인이나 된 것처럼 구니깐 미워하기 시작했대요. 2년 전이었나? 양아치가 "아이가 아프다"(애한테 우스꽝스럽도록 유난스럽게 굴잖아요)면서 연습을 빠졌는데, 알고보니 그 시간에 빅토리아는 유유히 쇼핑을 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런저런 일들로 사이가 안 좋았는데, 이번에는 사실 '우발적'인 것이었지만 영국 따블로이드들이 벌떼처럼 웅웅거릴 법한 사건이었죠.
베컴이 제아무리 스타라지만, 맨유 2대 주주가 퍼거슨하고 절친한 친구사이랍니다. 귀추가 주목된다고나 할까요^^
  (2003.02.22-08:20:10)
크.. 그랬군요. 그런데 날아간 축구화에 맞아서 두 바늘이나 꿰맸다? 어째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라 그냥 걷어채인 것 아닐까요? -_-
(근데 인터넷을 뒤져서 뒷이야기까지 알아내신 딸기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어제 밤에 맨유 대 유벤투스를 봤어요(늦에 들어와서 다 보진 못했지만) 너무 간만에 축구를 보니
감이 잘 안오드만요. -_-

암튼 그래도 어제 베컴의 어시스트는 멋졌어요. 거의 하프라인 근방에서 주욱 길게 차준 공을 반 니스텔루이가 발리슛으로 그대로 살짝 차넣었고, 그게 들어가드만요.
근데 왠지 어제 맨유는 움직임이 무척 활발한 것에 비해서 막판 처리에 실수가 많았다는 느낌..
이기긴 했지만..
유벤투스는 좀 허둥댔다는 느낌..
트레제게도 맥없이 교체되고..

근데 역시 특정한 팀을 응원하지 않으니까 보는 데 그렇게 긴장감은 없더라구요. 경기결과를 알고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맨유나 유벤투스나 뭐 별 느낌이 없어서..

역시 축구는 생방송이야..
(시차라는 것을 누가 만들었나 저주한다)
  (2003.02.22-16:11:07)
언니 저도 어제 눈 비벼가며 그 경기 봤어요.
저 역시나, 어느 팀을 응원할지 결정하지 못해 헤맸죠. 유벤에는 꼴보기 싫은 부폰(어젠 안 나왔지만)과 다비즈가 있고, 맨유에는 양아치가 있고...간만에 트레제게가 나왔기 때문에 걍 유벤 응원했어요. 트레제게, 어제도 골 못 넣더군요.
빨랑 집에 가서 아스날 아약스 경기에 몰두해야겠다...
  (2003.02.25-06:21:43)  
아스날 아약스 경기...정말 대단했슴다.
진짜 빠르더군요, 두 팀 다. 지치지도 않고...
무쟈게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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