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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흐흐....
오늘 오전 11시부터, 텔렉스실에 담요 싸안고 앉아서 점심도 걸르고 앞서 얘기했던 지구방위대-레알베티스 경기를 봤다. 진짜 재밌었다. 어차피 전력이야 마드리드가 앞서는 것이고- 우리 호아킨네 팀이 불쌍하긴 하지만 어쩌랴.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면서도 우스운 것을.
전반에는 베티스가 조금 우세해보였다. 사실 베티스도, 그 정도면 잘 하는 팀 아니냐고. 바르셀로나 떨궈져나간 프리메라 리가에서 5위를 계속 지키고 있고, 귀염둥이 호아킨을 비롯해 브라질 최고의 테크니션(상대팀 선수 입장에서 보면 때려주고 싶다는), 아순상도 가끔씩 프리킥 잘 차고... 전반 초반에 누구였더라...누군가의 슛이 골대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고, 또 카피의 황금같은 슛을 카시야스(꺄아~)가 정말 선방한 것도 있었다.
어쨌든 전반 내내 골이 날듯날듯 경기가 진행되다가, 30분대 지나가면서 결국 페르난도라는 선수(이 선수는 잘 모르겠던데)가 멋지게 골을 넣었다. 데니우손의 발재간은, '브라질 최고의 테크니션'이라 해도 될 법하다. 그렇게 선취득점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전반 끝나기 직전, 라울의 동점골...라울, 역시 넌 대단해. 범생스런 진지한 표정을 조금만 더 재미나게 만들어주면 진짜 멋질텐데...
후반 시작해서,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피케이를 얻어냈다. 전반 내내 화려한 돌파를 보였던 피구가 예의 그 얄미울만큼 영악한 슛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피구의 돌파는 언제 봐도 멋지다. 실은 전반에도 페널티에어리어에 화려하게 진출한 피구를 베티스 선수가 밀어 넘어뜨렸지만 주심은 피케이를 주지 않았었다. 빼도박도 못하는 실책으로 결국 피케이를 당한(?) 베티스...
지단님. 역시나...그는 어떻게 그렇게 여유 넘치면서도 아름다운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일까. 태클에 걸리면 공을 빼앗겨주는 맛도 있어야지, 그렇게 계속 공을 달고다니면 상대선수들이 얼마나 민망하겠어. 패스할 때는 아주 여유롭게 하다가도, 골문 앞에서 틈이 보이면 순식간에(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슛을 차넣는 그 감각. 현존하는 축구의 신이다...
나를 박장대소하게 만든 것은 호나우두였다. 오늘 호나우두가 반달머리를 하고 나왔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의 '슛팅스타'는 호나우두다. 스코어는 3대1, 지단 피구 라울이 한 골씩을 넣은 상황에서 아직 호나우두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랬는데 또다시 피케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한 게임에서 두 개의 피케이라니. 돌진해가는 호나우두를 언놈이 발걸어 넘어뜨렸다.
원래 마드리드의 피케이/프리킥 전담키커는 피구이지만 이미 피구가 한 골 차넣었기 때문인지, 혹은 호나우두 지가 얻어낸 것이어서 그랬는지, 호나우두가 공 앞에 섰다.
호나우두가 피케이 차는 것은 오늘 처음 봤다. 흐흐흐...못 넣었다! 쿵야쿵야!
그런데 골키퍼 맞고 살짝 튕겨나온 것을 자기가 다시 잽싸게 차 넣어서 어쨌든 골은 기록했다! 우하하하하! 저 장면을 봐야만 알 수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웃어대는지. 호나우두, 자기가 생각해도 웃긴지 막 웃었다(이빨의 황제) 지단도 웃고, 라울이랑 피구도 웃긴지, 막 웃으면서 '피케이 실축한' 호나우두를 끌어안았다. 난 경기 끝날 때까지 웃었다. 키득키득 낄낄낄...
* 딸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04 09:25)
오늘 오전 11시부터, 텔렉스실에 담요 싸안고 앉아서 점심도 걸르고 앞서 얘기했던 지구방위대-레알베티스 경기를 봤다. 진짜 재밌었다. 어차피 전력이야 마드리드가 앞서는 것이고- 우리 호아킨네 팀이 불쌍하긴 하지만 어쩌랴.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면서도 우스운 것을.
전반에는 베티스가 조금 우세해보였다. 사실 베티스도, 그 정도면 잘 하는 팀 아니냐고. 바르셀로나 떨궈져나간 프리메라 리가에서 5위를 계속 지키고 있고, 귀염둥이 호아킨을 비롯해 브라질 최고의 테크니션(상대팀 선수 입장에서 보면 때려주고 싶다는), 아순상도 가끔씩 프리킥 잘 차고... 전반 초반에 누구였더라...누군가의 슛이 골대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고, 또 카피의 황금같은 슛을 카시야스(꺄아~)가 정말 선방한 것도 있었다.
어쨌든 전반 내내 골이 날듯날듯 경기가 진행되다가, 30분대 지나가면서 결국 페르난도라는 선수(이 선수는 잘 모르겠던데)가 멋지게 골을 넣었다. 데니우손의 발재간은, '브라질 최고의 테크니션'이라 해도 될 법하다. 그렇게 선취득점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전반 끝나기 직전, 라울의 동점골...라울, 역시 넌 대단해. 범생스런 진지한 표정을 조금만 더 재미나게 만들어주면 진짜 멋질텐데...
후반 시작해서,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피케이를 얻어냈다. 전반 내내 화려한 돌파를 보였던 피구가 예의 그 얄미울만큼 영악한 슛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피구의 돌파는 언제 봐도 멋지다. 실은 전반에도 페널티에어리어에 화려하게 진출한 피구를 베티스 선수가 밀어 넘어뜨렸지만 주심은 피케이를 주지 않았었다. 빼도박도 못하는 실책으로 결국 피케이를 당한(?) 베티스...
지단님. 역시나...그는 어떻게 그렇게 여유 넘치면서도 아름다운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일까. 태클에 걸리면 공을 빼앗겨주는 맛도 있어야지, 그렇게 계속 공을 달고다니면 상대선수들이 얼마나 민망하겠어. 패스할 때는 아주 여유롭게 하다가도, 골문 앞에서 틈이 보이면 순식간에(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슛을 차넣는 그 감각. 현존하는 축구의 신이다...
나를 박장대소하게 만든 것은 호나우두였다. 오늘 호나우두가 반달머리를 하고 나왔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의 '슛팅스타'는 호나우두다. 스코어는 3대1, 지단 피구 라울이 한 골씩을 넣은 상황에서 아직 호나우두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랬는데 또다시 피케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한 게임에서 두 개의 피케이라니. 돌진해가는 호나우두를 언놈이 발걸어 넘어뜨렸다.
원래 마드리드의 피케이/프리킥 전담키커는 피구이지만 이미 피구가 한 골 차넣었기 때문인지, 혹은 호나우두 지가 얻어낸 것이어서 그랬는지, 호나우두가 공 앞에 섰다.
호나우두가 피케이 차는 것은 오늘 처음 봤다. 흐흐흐...못 넣었다! 쿵야쿵야!
그런데 골키퍼 맞고 살짝 튕겨나온 것을 자기가 다시 잽싸게 차 넣어서 어쨌든 골은 기록했다! 우하하하하! 저 장면을 봐야만 알 수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웃어대는지. 호나우두, 자기가 생각해도 웃긴지 막 웃었다(이빨의 황제) 지단도 웃고, 라울이랑 피구도 웃긴지, 막 웃으면서 '피케이 실축한' 호나우두를 끌어안았다. 난 경기 끝날 때까지 웃었다. 키득키득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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