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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로자' 시신 찾았나

딸기21 2009. 6. 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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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로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독일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시신이 숨진지 90년만에 베를린의 병원 지하실에서 발견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베를린의 한 법의학자가 룩셈부르크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 제보를 해왔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시신이 발견된 곳은 베를린자선병원 의학사박물관의 지하창고. 이 병원 법의학연구소의 미하엘 초코스 소장은 얼마전 창고에서 머리와 발과 손이 없는 오래된 시신을 찾아냈다.
그는 시신에 딸린 부검소견서가 불분명하고 미심쩍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자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 정밀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시신이 한동안 물 속에 가라앉아 있었으며, 40~50세 여성의 것임을 알게 됐다. 이 여성이 골관절염을 앓아 양쪽 다리 길이가 달랐다는 점도 확인했다. 
초코스는 “룩셈부르크에 대해 알려진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이 조사결과를 슈피겔에 제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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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룩셈부르크의 초상


당대의 혁명이론가이자 실천가였던 룩셈부르크는 선천성 관절염으로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 평생 절뚝거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47세였던 1919년 1월 우파 민병조직원들에게 붙잡혀 온몸을 구타당하고 모진 고문을 받은 뒤 베를린의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란트베어 운하에 내던져졌던 시신은 얼음 밑으로 가라앉았다가 5개월 뒤 수습됐고, 베를린자선병원에 옮겨졌다. 
그후 검시를 거쳐 시내 프리드리히스펠데 공원묘지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묘소는 좌파의 이후 순례지가 됐고, 해마다 묘소 주변에서 공산당원과 좌파들의 추모행진이 열려왔다. 특히 올해는 사망 90주년이어서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이 룩셈부르크의 생애를 집중 조명하고 있고 기념행사들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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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로자'가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는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펠데 공원의 묘소/외신사진


하지만 초코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묘소에 묻힌 것은 룩셈부르크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초코스는 “당시의 검시기록을 보면 묘지에 묻힌 시신에는 골관절염이나 총상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의 주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묘소는 나치 시절에 훼손돼 유골이 이미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당시 묻힌 시신을 재조사할 방법은 없다. 초코스는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머리가 없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두개골 수집이 유행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민병대가 살해 뒤 손발에 돌을 매달아 던진 탓에 수족도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871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룩셈부르크는 스위스에서 공부한 뒤 독일로 이주했다. 독일 사민당에서 이론가로 활약했으나 1차대전 뒤 사민당이 전쟁을 지지하자 반발하고 뛰쳐나와 공산당의 전신인 스파르타쿠스단을 만들었다. 하지만 1919년 혁명이 실패한 뒤 고문·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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