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025년 미국은 지고, 중국은 뜨고

딸기21 2008. 11.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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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5년 무렵이 되면 미국 일극체제가 끝나고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군웅할거하는 다극체제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군도 현재의 주요8개국(G8)에서 크게 변화해 아시아의 부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은 느슨한 국가연합 형태로라도 통일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20일 이같은 분석들을 담은 ‘글로벌 트렌드 2025: 변화된 세계’라는 보고서를 발간, 웹사이트(http://www.dni.gov)에 공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와 지역별 인구구조의 변화, 신흥국들의 부상과 에너지·자원 변수 등을 점검해 2025년 지구촌의 모습이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를 전망했다.


미국 약화, 중국·인도 부상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미국의 세계 지배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중국·인도가 급성장해 국제질서의 권력축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이겠지만 지금과 같은 ‘일극’이 아닌 ‘여러 강대국 중 가장 강한 나라’ 정도로 위상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들 중 브라질을 제외한 세 나라는 서방의 발전모델을 따르는 대신 국가가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국가자본주의’를 통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은 2040~50년 선진7개국(G7) 규모를 따라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브릭스 국가들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일본과 독일처럼 국력을 바탕으로 세계 체제에 정면 도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NIC는 ‘2025년의 8대 경제대국’으로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를 꼽았다. 현재 G8에 들어가 있는 이탈리아, 캐나다 등은 아시아 강국들의 부상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이들이 없지만, 러시아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칠 것이기 때문에 2025년의 국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은 계속 경제대국으로 남겠지만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어, 어떤 경로를 걷게 될지 역시 단언하기 힘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브라질은 차세대 리더십의 기반을 탄탄히 닦아놓아 국제사회에서 계속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브릭스 외의 차세대 신흥강국 후보들로 인도네시아, 터키, 이란을 꼽았다. 유럽의 성장은 정체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곤은 줄지만 분쟁은 계속


달러는 앞으로도 기축통화 자리를 지키겠지만 위상이 떨어질 것이며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글로벌 중산층’의 증가다. 2025~30년 세계 인구 중 빈곤층은 현재의 63%에서 4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현재 4억4000만명인 중산층 인구는 12억명으로 늘어, 세계 인구의 16.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화석연료 공급은 중동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다. 핵발전이 꾸준히 늘겠지만 에너지 수요 증가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될지, 기후변화의 속도와 파급효과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불확실하다. 북방에 위치한 러시아와 캐나다는 온난화로 인해 이익을 볼 것이며 한국·중국·일본도 북극 에너지 자원 개발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 최빈국들과 중동 국가들은 물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지구상 12억명 이상이 물·에너지·식량자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몇몇 국가에서는 에너지와 수자원이 정권의 안보가 걸린 사안이 될 것이다. 주로 자원 확보를 둘러싼 새로운 형태의 국가간, 혹은 국가 내 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국가들의 현안과 동떨어진 알카에다 테러조직은 차차 힘을 잃겠지만 생화학·핵무기 위협은 상존할 것이며 테러리즘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에서는 이란을 필두로 핵 경쟁이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는 통일?


2025년 이내에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 같은 국가들의 핵 통제 능력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다극화된 사회에서 국제기구의 통제력이 더욱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핵 위협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핵 없는 코리아’라는 별도의 박스에서, 2025년까지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면서 “완전한 단일 국가는 아니더라도 국가 연합 형태의 통일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의 비핵화 여부와 연결돼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전제된다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통일 비용’ 부담을 줄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가 ‘자발적 핵 포기’를 선언한 뒤 미국·유럽의 지원을 받았던 사례를 들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가 통일되는 과정에서 비핵화와 무장해제, 난민 문제, 재건 지원방안 같은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될 것이라면서 “(북핵6자회담에 참가한) 주변 강대국들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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