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구글 야후 MS, "인터넷 통제에 공동대응"

딸기21 2008. 10. 26. 22:51
728x90
중국 등 언론통제국가들의 요구에 굴복해 인권보호를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미국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율적인 ‘사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검열 시도에 공동대항하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인터넷 검색·이메일·메신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3대 기업이 며칠 내 가이드라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미리 입수한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25일 보도했다.

공동 행동강령 형식으로 작성된 가이드라인은 인터넷 회사들이 외국에서 사업을 할 때 해당국 정부가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내용을 삭제하거나 검열을 요구할 경우, 혹은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무조건적으로 따르기 앞서 철저하게 조사·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또 “현지 법규를 따르되, 해당국 정부가 법적 근거가 없는 요구를 할 경우 신중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이 가이드라인은 강제력은 없지만 ‘인터넷 검열’에 맞서기 위한 업계 최초의 공동지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크로니클은 민주주의기술연구센터(CDT), 사회책임기업연구소(BSR) 등 워싱턴과 실리콘밸리의 비영리단체들과 각 인터넷 회사들, 학자들이 2년여 동안 작업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회사들은 지난 몇년 동안 중국 등의 언론통제에 협력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내어주거나 검열을 실시해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열 요구를 받아들여 검색결과에서 민감한 내용을 삭제하고 당국에 개인정보를 제공했으며, 터키에서는 이슬람을 비판한 유튜브 동영상을 제거해 물의를 빚었다. 
야후는 중국법인인 ‘야후차이나’ 지분 대부분을 현지회사 알리바바에 넘긴 뒤 당국의 정보요구에 무비판적으로 따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이베이의 제휴회사인 톰온라인은 지난달 회원들 간 메시지 대화를 검열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중국측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도록 삭제하다가 들통나 비판이 쏟아졌다.

미 의회는 인터넷업체들의 ‘인권 불감증’을 질타하며 제재를 하려 하고 있다. 거대 인터넷회사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인권단체들의 비판과 미 의회의 제재를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벌써 일각에서는 “생색내기용 지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UC버클리 공공정책연구소의 제이슨 슐츠 연구원은 “시도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인터넷통제에 대항할 구체적인 방법을 담지는 못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