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피해를 입은 중국 쓰촨성(四川省), 간쑤성(甘肅省) 일대는 특히 주류민족인 한(漢)족 외에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티베트 소수민족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은데 이어, 지진 피해까지 소수민족에게 집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쓰촨성은 양쯔(揚子)강 상류에 위치한 곳으로, 면적 48만8000㎢에 인구는 약 8500만 명이다고 성도(省都)는 청두(成都)다. 양쯔강, 민(岷)강, 퉈(蕣)강, 자링(嘉陵)강이 흐른다 해서 쓰촨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강들은 모두 양쯔강 수계에 속하는데 양쯔강 본류가 흐르는 성의 경계에 험난하기로 이름난 싼샤(三峽)가 위치하고 있다.
지형적으론 동쪽의 쓰촨 분지와 티베트에서부터 내려온 서부 고원으로 나뉜다. 쌀을 비롯한 식량 생산량이 중국 내 1위를 차지하는 곡창지대이고 밀, 옥수수, 보리도 많이 난다. 돼지, 소 숫자도 중국 1위이고 광활한 초원에서는 야크, 염소, 면양이 자란다. 중국이 자랑하는 희귀동물 판다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서는 청두의 쓰촨대학 등을 중심으로 교육도 활성화되면서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도 유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 지역에는 한족(漢族) 이외에 이(彛)족, 먀오(苗)족, 후이(回), 창(羌)족 등 여러 종족이 살고 있다. 특히 지진 피해가 집중됐던 아바 지역은 티베트족과 창족의 자치주로, 인구 87만4000명 가운데 티베트족이 55%이고 창족이 18.7%를 차지한다. 이 밖에 후이족 등 여러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으며 한족은 22.5%에 불과하다. 소수민족들은 특히 산악지대 흙집들에 많이 거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아바주 베이촨(北川)현은 창족 자치현으로 창족 인구(9만1000명)가 전체 주민의 57%를 차지하는데, 이곳에서만 5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최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진앙지인 아바주 원촨(汶川)현도 창족의 4대 거주지 중 하나로, 창족 인구(3만명)가 주민의 27%를 이루고 있다. 창족은 혈연 상 티베트족과 매우 가까운 유목민이다. 아바주 아바현은 티베트족 주요 거주지로서 이곳도 상당한 피해가 보고되고 있으며, 여진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현은 지난3월 티베트족의 동조시위가 발생해 7명이 숨진 곳이기도 하다.
6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된 간쑤성은 면적 93만㎢ 로 쓰촨성의 2배가 넘지만 인구는 2500만명 선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황허(黃河) 상류와 닝샤(寧夏), 산시(陝西), 쓰촨(四川), 신장(新疆) 웨이우얼 자치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주, 몽골공화국과 접하는 중국의 변방지대로 둔황(敦煌) 석굴이 유명하다. 주민은 대부분이 한족이나, 북서부 사막ㆍ초원지대에는 몽골족이 살고 있고 고원지대 남서부에 티베트족, 허시후이랑(河西回廊)과 성 동부에 후이족이 자치주ㆍ자치현을 구성하고 있다.
중국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은 지구 표면을 구성하는 지각판의 충돌로 일어났으며, 특히 진앙이 지표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영국 지질연구소(B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인도판(板)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진앙은 쓰촨 분지와 티베트 고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질학자들은 움직임이 활발한 티베트 고원지대의 지각이 쓰촨 분지를 밀어붙이면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판은 유라시아판의 밑부분을 파고들면서 지각을 들어올려 대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티베트 고원 지각의 변동은 인도와 태평양 남서부를 포함하는 인도-호주판의 거대한 움직임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과학자들은 인도판이 매년 5㎝씩 북쪽으로 밀고올라가면서 유라시아판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지구 지각을 크게 5∼12개의 판으로 구분하는데, 인도판과 유라시아의 충돌은 4500만년 전 오늘날의 히말라야 산지와 티베트 고원지대를 생성시킨 동력이기도 했다. 지금도 끊임없이 작동하는 이 힘은 중국 서부 지역에 지질학적 불안정이 상존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쓰촨성에서는 1933년에도 7.5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9300여명이 숨진 바 있다. 2005년 파키스탄 카슈미르 대지진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서 판과 판이 만나는 여러 지역들은 단층ㆍ화산 활동이 격렬하고 지진이 빈발하는 곳들이다. 인도판과 호주판, 태평양판이 만나는 인도네시아 일대, 이른바 환(環)태평양 `불의 고리'는 수시로 지진ㆍ해일이 일어나는 곳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참사와 2006년 욕야카르타 지진은 이 불의 고리 지역에서 일어났다.
고베 대지진이 일어났던 일본도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하고 있다. 500여명이 숨진 2004년 모로코 지진은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면서 일어났다. 유라시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만나는 터키, 이란 일대도 지진 참사가 잦은 곳이다.
'딸기가 보는 세상 > 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테러전' 협력자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결국 물러나네... (0) | 2008.08.18 |
---|---|
중국 지도부 위기 대응도 '진화' (0) | 2008.05.14 |
지질학자 총리의 '현장 구호 지휘' (0) | 2008.05.13 |
현지 교민에게 들어본 미얀마 상황 (1) | 2008.05.09 |
'중국이 핵잠수함을!' 인공위성 사진 한 장에 아시아가 긴장 (0) | 2008.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