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스타워즈' 산 증인
바이코누르 기지는 카자흐스탄 남부 내륙호수인 아랄해 동쪽 200㎞, 시르다리야강이 지나는 곳 북위 45도 동경 63도에 위치해있습니다. 이곳은 소련 시절 레닌스크 혹은 튜라탐이라 불렸던 곳이며, 바이코누르는 여기서 320㎞나 떨어져 있는 광산지대 소도시 이름입니다. 소련은 미국에 이 기지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바이코누르 기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독립 뒤인 1995년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이곳의 설비를 `코스모드롬(우주기지) 바이코누르'라 공식 명명했습니다.
바이코누르 기지는 1955년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기지로 세워졌으며 우주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소련의 핵심 군사연구시설로 부상했습니다. 소련은 이곳에서 1957년 세계 최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렸죠.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1961년),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슈코바(1963년)가 우주로 나간 곳도 여기였습니다. 1960년에는 ICBM 폭발사고로 10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바이코누르 기지는 그 존재 자체로 냉전 시절 동-서 강대국간 자존심 싸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는데요. 미국은 U2 정찰기를 이용해 1957년8월 처음으로 바이코누르 센터의 존재를 확인했고, 1962년에는 정찰위성으로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바이코누르를 떠나는 로켓 발사 장면
우주선 발사 최적지, 2050년까지 장기임대
바이코누르 기지는 미국 인기 TV시리즈 `스타트렉'에서 24세기 우주 시대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는군요.
이 기지가 위치한 곳은 중위도에 위치한 건조 지역으로 구름이 없고 시계가 넓습니다. 산악이 없는 평원지대에 위치해 우주기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죠.
러시아는 드넓은 영토 곳곳에 플레츠크 기지, 카푸친야르 기지, 돔바로프스키 기지, 스포보드니 기지, 포스토치니 기지 등 여러 개의 로켓발사기지를 두고 있지만 바이코누르만한 조건과 시설을 갖춘 곳을 찾지 못해 카자흐 정부와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 땅을 빌려쓰고 있다고 합니다. 2004년에는 아예 카자흐와 공동으로 `바이테렉(포플러나무) JV'라는 합작벤처회사를 세우고 앙가라 로켓 발사대 추가 설치 등 기지 설비확대에 들어갔습니다.
러시아는 이 시설을 미국, 중국, 인도, 유럽, 일본 등이 모두 뛰어들어 벌어지는 `신(新) 스타워즈' 시대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코누르 기지는 최근 들어서는 민간인들을 태우고 지구 밖으로 나가는 우주관광 출발지로서 러시아에 돈벌이까지 해주고 있지요.
발사대 16개, 다국적 우주인 거쳐가
현재 바이코누르 기지는 소유즈, 프로톤, 치클론, 드네프르, 제니트, 에네르기야-부란 등의 로켓을 쏘아올리는 16개 이상의 발사대(런치패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우주인들이 타고갈 소유즈 우주선은 가가린을 태운 첫 유인우주선 보스토크1호가 발사됐던 일명 `가가린 발사대', 런치패드 1/5에서 발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가린 발사대는 러시아의 자랑거리인 소유즈 우주선과 로켓 발사대로 쓰이고 있는데, 2003년 미국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사고 이후에는 한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지구를 잇는 유일한 정류장으로 활용되기도 했었지요.
러시아 뿐 아니라 체코와 독일, 프랑스 등 13개국이 이 곳을 통해 첫 우주인들을 지구 밖으로 내보냈으며, 이제 한국도 바이코누르 발(發) 우주인 배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러시아의 RIA노보스티 통신은 25일 인도도 자국 예비우주인들을 바이코누르에 보내 훈련을 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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