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다카르 떠난 다카르 랠리

딸기21 2008. 2.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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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레이스'로 유명한 자동차&모터사이클 경주 다카르(Dakar) 랠리가 `다카르 없는 다카르 랠리'로 변하게 됐네요. 테러 위협 때문에 다카르 랠리가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의 다카르를 기착점으로 하는 원래의 코스를 떠나 머나먼 남미로 옮겨가게 됐다고 AP통신 등이 12일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북서 아프리카 테러 위협과 치안 불안 때문에 올해 경기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던 다카르 랠리 측은 결국 내년 경기도 남미로 옮겨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경유하는 새로운 레이스 노선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랠리 총감독 에티엥 라빈은 내년 1월3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발해 칠레의 발파소를 돌아오는 것으로 코스를 정했다면서 "다카르의 모험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새로운 환경에서 치러지는 대단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는데요. 랠리 측은 30년 전통을 지닌 다카르 랠리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명칭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1978년 시작된 다카르 랠리는 자동차, 트럭, 모터사이클 세 분야로 나눠 치러지는데, 험난한 코스로 특히 유명하다죠. 프랑스 파리에서 다카르까지, 혹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다카르까지 갔다 돌아오는 이 경주는 북서 사하라의 듄(모래언덕)과 거친 스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도 많고 사고도 많아 죽음의 레이스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주요 경유국은 모로코와 서사하라, 모리타니, 세네갈 등인데... (저는 자동차에 대해선 뭣도 모르고 심지어 운전도 못하지만, 다카르 랠리의 기존 코스는 꼭 여행지로! 가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다카르는, 아프리카 풍에 아랍 풍, 프랑스 식민지 풍이 뒤섞여서 아주 묘한 분위기의 정경을 가진 도시라 하더군요)


다카르가 위기에 봉착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쯤인 것 같습니다. 올해 랠리 탄생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던 대회 측은 북서 아프리카 테러경계령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던 거지요. 지역 무장집단들의 위협이 계속되더니 급기야 지난해 12월엔 프랑스 여행객 일가족이 모리타니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집단에 몰살당하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모리타니아는 전체 15개 경주 중 8개가 개최될 예정인 곳이었으니... 대회 측은 결국 아프리카를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해말부터 남미 국가들과 동유럽 체코, 슬로베니아 등이 랠리를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대회 측은 검토 끝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남미의 손을 들어준 모양입니다. 새로운 노선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아르헨티나 고원과 남극에 가까운 파타고니아의 평원, 칠레의 안데스 산지와 아타카마 사막을 오가며 9000㎞에 걸쳐 이어지는 또다른 `죽음의 코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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