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의반 타의반 콜롬비아 인질 문제에 매진하는 분위기입니다만;;
게릴라의 아이까지 낳았던 콜롬비아의 비운의 여성정치인 클라라 로하스(44)가 풀려나면서, 함께 납치됐던 잉그리드 베탕쿠르(47)의 석방 협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계인 베탕쿠르 석방을 위해 발벗고 나설 태세를 보이는 등 국제적 관심도 계속 고조되고 있고요. 그러나 콜롬비아 남부 정글지대의 무장혁명군(FARC) 반군은 오히려 관광객들을 추가로 납치하는 등 굽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군요.
베탕쿠르 놓고 `경쟁'?
콜롬비아 정부를 대신해 FARC와 접촉해온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로하스가 풀려난 것을 계기로 베탕쿠르를 비롯한 다른 인질들의 석방 협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과 인질 석방 협상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여온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도 베탕쿠르 석방을 앞당기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콜롬비아의 딸'로 불리는 베탕쿠르는 앞서 2002년 2월 산소당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남부 정글지대의 FARC 반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해 12월 정글에서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무사한 상태임이 확인됐으나 현재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로하스도 이미 3년여 전에 베탕쿠르와 다른 곳으로 끌려갔던 탓에, 행방을 모른다고 하는군요.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베탕쿠르 석방을 위해 이례적으로 좌파 차베스 대통령 쪽에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 베탕쿠르는 프랑스계 정치명문가의 딸로서, 어릴적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에서 생활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졸업한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에서 공부했고, 프랑스와 콜롬비아 이중 국적을 갖고 있고요. 이혼하고 고국에 돌아가기 전 프랑스에서 오래 생활했고, 전남편도 프랑스인입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는 어느 나라보다도 베탕쿠르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다비 마르티농 엘리제궁 대변인은 14일 "차베스 대통령이 베탕쿠르 석방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베탕쿠르의 딸 멜라니 들루아예는 이날 차베스 대통령을 향해 "어머니가 풀려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습니다. 현재 뉴욕에 체류하고 있는 들루아예는 라디오 델 페루와의 인터뷰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어머니의 석방을 위해 크게 기여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우파인 알바로 대통령에게도 좌익 반군들과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로하스와 또다른 정치인 1명을 풀어줄 때 FARC는 어떤 `몸값'도 받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FARC가 약 6년전 납치를 할 당시 목표물은 베탕쿠르였고, 따라서 로하스 석방협상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베탕쿠르에 대해서는 FARC 측이 훨씬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탕쿠르와 미국인 마약문제 전문가 3명 등 750여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FARC 측은 14일 남부 해안가 정글을 여행하던 관광객 6명을 추가로 납치, 희망적인 분위기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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