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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피랍사태]협상카드 바닥… ‘총’ 꺼내드나

딸기21 2007. 8. 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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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인가.
미국이 `테러범들과 협상할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히고 나오면서, 한국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을 진압하고 피랍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준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거 주요 인질사건의 전례로 봤을 때 무력을 동원한 구출작전은 인질들의 피해를 불러오거나 더 강력한 저항을 초래한 경우가 적지않다.


특수부대 200명 배치

일본 NHK방송은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 특수부대원 200여명을 파견했다고 아프간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특수부대원들이 이미 가즈니주에 도착다고 말해, 아프간 정부가 인질 구출작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프간군은 납치사건 발생 이틀 뒤인 21일부터 한국인들 피랍지역인 가즈니주 일대에 병력을 배치, 사실상 주 젼역을 포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31일 가즈니주 카라바그 인근에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 병력이 크게 늘었다며 증강배치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와 보조를 맞추듯,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아직 아프간 정부의 요청은 없었지만 (언제라도 가능하도록) 작전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ISAF 대변인인 클라우디아 포스 중령은 31일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고 말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아프간군과 미군이 탈레반의 `입'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휴대전화 전파를 추적해 검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작전 레드라인은 `여성 살해' 시점?

미국 국무부는 31일 테러범들에게 양보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 직전 한국 정부는 "인질 추가 살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양국이 군사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원칙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인질들이 더 살해될 경우 군사작전을 결국 검토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인질사건은 분쟁지역에서 종종 일어나지만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인질 구출작전을 벌일 경우 관건은 `언제 병력을 투입하느냐' 하는 것이다. 2002년 러시아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과 2004년 북오세티야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사건 때 러시아 정부는 발생 사흘만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 인질들을 사살했다. 두 사건은 또한 인질들의 엄청난 피해를 낳았으며 과잉진압에 대한 격렬한 공방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사건에서도 미국과 아프간군이 구출작전을 결정한다면 명분을 고려해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은 탈레반이 `여성 인질에게 위해를 가하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탈레반이 여성 인질을 해친다면 이슬람권에서도 군사작전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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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큰 군사작전, 실패 사례도 많아

문제는 군사작전을 한다 해도 `완전한 성공'을 거두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인질 구출의 성공사례로 늘 거론되는 1976년 엔테베 사건의 경우 이스라엘군이 99분만의 `전광석화같은 공격'으로 인질들을 구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천둥작전'으로 알려진 진압과정에서 우간다 군인들과 인질 3명 등 55명이 숨진 사실은 가려져 있다.
미국 내 반(反) 이슬람 정서를 확산시켜 `테러와의 전쟁'의 뿌리가 됐다는 1979년 이란 테헤란 미대사관 인질사건의 경우 무려 444일 동안이나 억류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1980년 4월 한차례 `독수리 발톱(Eagle Claw)'란 이름의 구출작전을 시도했으나 미군 8명을 희생시킨 채 실패했다. 페루 일본대사관 인질사건 때 페루 정부는 사건 발생 넉달여 만에 병력을 투입해 게릴라들을 사살하고 인질 대부분을 구해냈으나 인명피해를 피할수는 없었다.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거의 대부분 인질 중 일부의 피해를 불렀으며 그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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