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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피랍사태] 파키스탄 ISI를 주목하라

딸기21 2007. 7. 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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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 조직과 아프간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해 세계의 어떤 정보기구보다도 많은 정보를 갖고있는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닌 파키스탄 정보국(ISI)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 피랍사건을 일으킨 무장단체의 실체조차도 안개에 쌓여있는 상황에서, 파키스탄 쪽 정보와 ISI의 채널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ISI를 잡아라

파키스탄 총리를 지내고 지금은 망명해 영국 등지에서 활동하며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는 베나지르 부토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한 회의에 나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현 파키스탄 대통령 정부의 대(對)이슬람 정책을 비판하면서 아프간 무자히딘(이슬람 전사)들을 키워낸 CIA와 ISI의 결합을 문제의 근원으로 다시 지적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문제를 추적해온 UPI통신의 아르노 드 보르쉬그라브 기자는 인터넷신문 인사이트매거진 기사에서 아프간-파키스탄에 준동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ISI 옛 정보요원들과 밀접히 결합돼 있으며, 심지어 무기 암시장까지도 ISI의 정보망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을 치를 때 미국은 첨단무기를 총동원, 산악지대에 정밀폭탄을 퍼붓는 등 막대한 화력을 투입했지만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 탈레반 총사령관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은신처를 찾는데 실패했다. 

미국 언론들은 CIA가 첩보위성 등 하드웨어를 늘리는 데에만 치중해온 결과 정작 알카에다와 탈레반 정보를 갖고 있는 인적자원, 즉 `스파이'들을 모두 놓쳐 정보전에 실패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CIA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동원됐던 것이 파키스탄 군 정보국(ISI)이다. ISI는 아프간 내 이슬람세력의 동향과 무장세력 움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ISI와 극단주의자들의 오랜 관계

파키스탄 독립 이듬해인 1948년 창설된 ISI는 1979년 옛소련 점령군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이를 뒤집기위한 미국의 무자히딘 지원 계획에서 일익을 담당했다.

ISI는 1980년대 내내 사우디아라비아 정보기관 이스타크바라트(Istakhbarat), CIA와 함께 빈라덴을 끌어들여 아프간 무자히딘들의 반 소련 항쟁을 지원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이스타크바라트를 25년간 이끌다가 지난해부터 미국 대사로 있는 사우디의 투르키 알 파이잘 왕자 등의 증언을 통해 외신들에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빈라덴이 1996년 수단에서 아프간으로 근거지를 옮겨 탈레반과 결합할 때에도 ISI가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CIA는 아프간전 이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 ISI와의 오랜 관계에 매달려왔다.

문제는 ISI 자체 정보요원들의 반미, 반서방 정서가 매우 강하다는 점. 이 때문에 ISI는 아프간전에서 미국에 부분적인 협력만 했을 뿐 빈라덴이나 오마르의 행방을 둘러싼 핵심 정보는 감추고 있는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무장세력들 배후를 뒤져야

아프간에 접한 파키스탄 북서변경주를 통치하고 있는 정치조직 무타히다 마즐리스 이 아말(MMA)의 지도부는 탈레반 총사령관으로 알려진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서변경주는 사실상의 자치를 행하면서 이슬라마바드 중앙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사실상 탈레반 같은 극단주의 이슬람 정권에 의해 움직여지는 `아프간-파키스탄 통합 해방구' 같은 상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 이슬람주의자들이 국경을 넘어온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지원하면서 은신처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무장세력들에게 무기 구입 자금을 주고 자폭테러 등에 동원될 무자히딘들까지 공급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ISI 국장을 지난 하미드 굴 같은 인사들은 이슬람주의자이자 강경 반미주의자로, 은퇴 뒤에는 MMA를 도우면서 오히려 무장세력들의 아프간내 활동을 지원하는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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