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극지방 얼음 녹으니 '바다 싸움'이 벌어지네

딸기21 2007. 7. 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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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북극해 해빙(海氷)이 녹으면서 북극해를 둘러싼 영토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캐나다 쇄빙선 파견을 둘러싸고 미국-캐나다 간 마찰이 일어난데 이어, 이번엔 러시아가 탐사용 잠수함을 북극해에 보내기로 했다.

BBC방송은 러시아가 오는 29일 북극해에 `아카데믹 표도로프'라는 이름의 소형 탐사용 잠수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25일 보도했다. 베테랑 탐험가이자 유명 정치인인 아르투르 칠링가로프 등 국가두마(하원) 의원 2명을 태운 이 잠수함은 러시아 서북부 바렌츠해에 면한 무르만스크 항구를 출발, 해저 4200m까지 잠수를 하게 된다. 칠링가로프 의원은 극지방 탐사로 유명한 러시아의 탐험가 겸 정치가로 국가두마 부의장까지 지낸 인물. 칠링가로프 등은 해저 지형을 탐사하고 심해에서 과학 실험들을 수행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핵 연료로 추진되는 쇄빙선도 잠수함과 함께 파견할 계획이다.
잠수함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잠수함 파견은 미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 북극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마찰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얼음으로 덮여 있는 북극 바다밑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천연자원이 많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해 해저에는 로모노소프 능선(Romonosov Ridge)라 불리는 융기된 지형이 있는데, 특히 이 일대가 자원의 보고로 유력시되고 있다. 러시아는 로모노소프 능선을 비롯한 지역이 자신들의 해역에 속해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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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은 이번 탐사가 북극해 영유권을 확실히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하고 있다. 칠링가로프 의원은 항해를 앞두고 러시아 TV방송에 출연해 "북극해는 우리 것이므로 우리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와 동행할 예정인 블라디미르 그루제프 의원도 "러시아가 북극 과학연구를 주도하고 있다는 걸 세계에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메시지'를 담은 타임캡슐과 러시아 국기를 가져가 해저에 남겨두고 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움직임은 이달들어 불거진 미국과 캐나다 간 북극해 해군력 증강계획에 자극받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지난 9일 70억 달러를 들여 북극해를 정찰할 무장 순시선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미국 해군은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함대를 증강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항공모함을 배치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었다.

각국이 북극해 싸움에 뛰어든 것은,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해빙 밑 바닷속 탐사ㆍ개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 미국과 캐나다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캐나다 북서쪽 바닷길의 경우 해저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얼음이 녹아 물길이 트이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항로가 기존 파나마운하 노선보다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지만 아직 국제법상 북극해 영유권의 기준은 모호하다. 통상 해안선에서 200마일(320㎞)까지의 해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나, 북극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캐나다가 `선점'을 노리고 있고 덴마크와 노르웨이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당분간 북극해 주변국들의 `선박 시위' 등 무력을 과시하는 행동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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