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환경단체 전격 회동
사르코지 대통령은 21일 그린피스, 세계야생생물기금(WWF) 등 9개 환경단체 대표들과 만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등에 대해 토론했다. 알랭 쥐페 신임 환경장관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겸 방송인 니콜라 윌로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전자조작(GM) 작물 문제, 핵 발전 정책 등 현안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오는 10월 환경단체들과 정부, 기업, 노동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환경 회담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 회의에서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회담은 행동 그 자체를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 환경부'
자크 시라크 전대통령 시절에도 환경 얘기는 많이 했지만 프랑스의 환경정책이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정책 투명성이나 규제 강도 등에서 뒤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등 기후변화 대책에서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에 비해 한걸음 뒤쳐져 있었다.
신임 쥐페 환경장관은 전직 총리 출신 거물 정치인으로, 외신들은 다시 입각한 그를 `수퍼미니스터(superminister:초강력 장관)'라 불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실제로 환경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 기존 업무에 더해 에너지.산업부 등의 환경 관련 기능을 총괄하는 `부서 위의 부서'로 격상시켰다. 새 정부는 근로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엄중 과세할 계획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선거캠페인 때부터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맹공하며 교토의정를 지키라고 촉구했고, 지난 6일 대선 결선 승리 뒤 첫 연설에서도 "최우선 과제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었다.
현안에선 `실용주의'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쥐페 총리는 GM 작물 문제에서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인 모라토리엄(생산돚유통 중단조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과 학계의 생명공학 연구에 지장을 주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발전도 앞으로 30∼40년은 프랑스에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프랑스는 에너지소비량의 4분의3을 핵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대화 노력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역사적 이니셔티브를 만들자"며 환경회담 제안에 찬성했다. 그린피스 프랑스지부 야닉 자도 사무총장은 "의견 차이는 있지만 대통령이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WWF의 다니엘 리샤르 대표는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라며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던 녹색당은 "GM문제와 핵 발전 문제 등 최대 이슈들을 회피한 겉치레 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음달 10일과 17일 치러질 프랑스 총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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