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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문화 시장 개방은 안돼"

딸기21 2007. 5. 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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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각 인선을 마무리, 진용을 갖춘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익지키기에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일 칸 영화제에 보낸 메시지에서 문화분야는 시장개방의 `예외'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문화적 예외주의를 실현해온 우리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명시했다. `카우보이 취향'으로 널리 알려진 사르코지 대통령이 문화 부문에서만큼은 예외주의를 내세운 것. 영미식 신자유주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프랑스의 이익'`프랑스 기업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프랑스 언론들은 분석했다.

취임 직후부터 `최고경영자(CEO) 대통령'`국익 우선 대통령'의 면모를 각인시킨 사르코지 대통령의 노력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간지 `르 파리지앵 디망슈' 여론조사에서 18일 발표된 사르코지 대통령의 내각 인선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69%를 차지, "불만족"(22%)을 크게 앞질렀다. 좌우 망라, 남녀 동등 내각에 높은 점수를 준 것. 전임 자크 시라크 대통령 시절엔 각료 30명중 16%에 불과한 5명이 여성이었다. 신임 각료들의 나이도 30대(발레리 페크레스 고등교육장관, 39세)에서 60대(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 67세)까지 다양하다. AFP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 인선"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알제리, 모로코계 부모에게서 태어난 무슬림 여성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의 임명은 쿠슈네르 외무장관과 함께 가장 눈길 끄는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문맹 어머니 밑에서 12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다티 장관은 주경야독으로 판사, 검사가 됐으며 2002년 사르코지 당시 내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뛰어들었고 이번 대선에선 선거본부 대변인을 맡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곧 이민-국가정체성 부서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지자 "국가정체성을 정부가 정하는 것은 파시즘"이라는 인권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 문제를 놓고 이민자 가정 출신인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쿠슈네르-라이스 호흡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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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정부의 좌파 장관'인 베르나르 쿠슈네르(왼쪽) 신임 프랑스 외무장관이 자신과 전혀 색깔이 다른 미국측 카운터파트, 콘돌리자 라이스(오른쪽) 국무장관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신임 각료명단이 발표된뒤 션 매커믹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은 쿠슈네 신임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매커믹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쿠슈네르 장관이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와 협력한 적도 많았었다"면서 "특히 1990년대 발칸 문제로 함께 일한 경험이 앞으로의 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가디언 등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좌파 활동가 출신 인사를 외무장관으로 발탁하는 것에 대해 "백악관 쪽엔 당혹스런 일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쿠슈네르 외무장관이 `의외로' 보수파인 라이스 장관과 호흡을 잘 맞출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쿠슈네르 장관은 `국경없는 의사회' 창립멤버로써 제3세계 독재국가에 대한 강대국의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논리를 개발해낸 인물이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핍박받는 이들을 구해내기 위해서라면 강대국들이 제3국의 일에도 무력 개입할 수 있다는 것. 이 논리는 백악관이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낼 때 그대로 적용됐었다.
또 쿠슈네르 장관은 1990년대 말 옛 유고연방 코소보에서 유엔 특사로 일하면서 러시아돚동유럽 전문가인 라이스 장관과 몇차례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30일 독일 포츠담에서 열리는 G8(선진8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첫 공식 대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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