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2004년 레바논의 '백향목 혁명'은 다소 희한한 방식(나라를 사기업처럼 경영하던 라피크 하리리가 시리아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괴한에 암살당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이 하리리를 추모하며 거리로 나서는)으로 일어났지만, 이번 튀니지 '혁명'은 군과 민중들 사이 유혈사태만 없었을 뿐 '혁명의 정석'대로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은 밥도 못 먹여주는 억압적인 정권에 분노했고, 한 청년의 죽음(그것도 분신자살이라는)으로 그 분노에 불이 붙었고, 결국 독재자는 망명했다. 과도정부가 들어섰고, 정국은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최소한 1990년대의 알제리 같은 꼴로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그보다는 우크라이나나 그루지야 등 2000년대의 동유럽과 비슷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