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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체포, 복역, 망명…홍콩 활동가들은 지금

딸기21 2020. 10. 28. 21:13

미국 영사관에 보호를 요청하려다가 27일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홍콩 민주화 운동가 토니 청. AFP

 

체포, 복역, 망명….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2020년 보안법 반대 시위 등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홍콩 청년 활동가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27일에는 홍콩의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려던 활동가가 경찰에 체포됐다.

 

민주화운동 단체 ‘학생동원(學生動源)’을 끌고 있는 토니 청(鍾翰林·19)은 이날 홍콩 시내 미국 영사관 앞 커피숍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미 대사관에 보호를 요청하려다 붙잡힌 것으로 보인다. 학생동원 측은 페이스북에 그가 오전부터 실종 상태라는 글을 올렸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사건을 수사하는 국가안보처 소속 경찰이 그를 체포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당국은 체포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12살 때부터 반중 시위에 참가한 토니 청은 2016년 학생동원을 결성했다.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토니 청과 학생동원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민주화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토니 청은 보안법 발효를 하루 앞둔 6월 30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광장에서 훼손했다가 기소됐다. 7월 말에는 보안법에 금지된 정치적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퍼뜨렸다는 혐의로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유명 활동가들 중 보안법으로 체포된 첫 사례였다.

 

홍콩의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지미 샴이 2019년 8월 시위 중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라디오텔레비전홍콩(RTHK) 페이스북

 

홍콩 청년활동가들의 대명사 격인 조슈아 웡(黃之鋒·24)은 중·고등학생들이 대거 시위에 나서 중국에 민주선거를 요구했던 우산혁명의 지도부였다. 지난해와 올해 계속 중국과 홍콩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고, 당국에 거부당하긴 했지만 지난해 구의원 선거에도 출마를 시도했다. 복면금지 조치에 항의하다가 지난달 24일 체포됐다. 3시간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앞서 8월에도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올 9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내년으로 연기된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 선언했으며, 최근에는 태국 군부정권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를 응원하는 연대 시위를 벌였다.

 

유명 성소수자 활동가 지미 샴(岑子杰·33)은 우산혁명 이전인 2011년 센트럴 광장에서 성소수자 인권과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가 한 차례 체포됐다. 민주진영 정당인 사민연선(社會民主連線·LSD)과 인권단체 민간인권연선(民間人權陣線·CHRF)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9년 8월 시위 도중 두 남성에게서 방망이와 쇠파이프로 공격을 받았다. 두 달 뒤에는 도심에서 괴한의 망치 공격을 당했다. 15세 소년에게 돈을 주고 샴을 공격하도록 사주한 20대 남성은 지난 7월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샴은 이달 1일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시위를 계획했으나 당국에 막혔으며 위협 속에서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15년 7월 홍콩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코즈웨이베이 시위에서 연설하는 에드워드 렁. 위키피디아

 

에드워드 렁(梁天琦·29)은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영국령 홍콩으로 망명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란 청년 운동가다. 2016년 몽콕 시위를 주도했다가 체포됐으며 ‘시위대의 정신적 지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그가 창안한 ‘홍콩의 해방은 우리 시대의 혁명(光復香港,時代革命)’이라는 슬로건은 그해 선거의 구호가 됐으며 지난해와 올해 홍콩 시위에서도 널리 쓰였다.

 

렁은 2016년 입법회 중간선거에 입후보해 15%를 득표했고, 예상 밖 득표율에 놀란 홍콩 당국은 그 뒤로 입법회 선거 입후보자들이 정치 지향을 문서로 제출하게 한 규정을 만들었다. 그 해 9월 입법회 선거에 다시 도전했으나 당국은 렁이 홍콩 독립을 포기한다는 문서를 제출했음에도 ‘믿을 수 없다’며 출마를 금지시켰다. 2018년 몽콕에서 다시 열린 시위를 주도했다가 체포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홍콩프리프레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경비가 가장 삼엄한 란타우의 셰크픽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보호감호를 조건으로 조기 석방을 여러 차례 신청했으나 여전히 복역 중이다.

 

영국으로 망명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중국 당국에 체포된 홍콩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타이완타임스

 

우산혁명 지도자였고 홍콩 최연소 입법회 의원이었던 네이선 로(羅冠聰·27)는 2017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유서 깊은 학생 조직인 홍콩학생연맹(學聯·HKFS) 대표를 지낸 로는 우산혁명 시위 뒤 만들어진 민주진영 정당 데모시스토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2016년 입법회 선거에서 23세의 나이로 당선됐으나 이듬해 당국이 그의 의원 자격을 박탈했다.

 

로는 올 7월 1일 보안법 발효를 앞두고 영국으로 망명했다. 지금은 런던에서 ‘홍콩을 위한 민주주의(D4HK)’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런던 타워브리지 앞에서 중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로와 함께 우산혁명을 주도했다가 2017년 역시 체포됐던 알렉스 초우(周永康·30)는 한 차례 복역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홍콩민주협의회(HKDC)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 국적을 포기하고 소셜미디어로 홍콩 상황을 알리고 있는 아그네스 초우. 로이터

 

아그네스 초우(周庭·23)는 15세 때 페이스북을 발판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홍콩침례대학을 다니다가 2018년 학교 측이 홍콩기본법 준수서약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졸업을 포기했다. 그 해 입법회 중간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영국 국적도 버렸다.

 

일본어에 능통하고 미디어에 많이 소개돼 일본에서 유독 인기가 높으며 ‘민주주의의 여신(民主の女神)’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일본어와 광둥어로 홍콩 상황을 알리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패션브랜드 지오다노와 반중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를 창립한 사업가 지미 라이와 함께 체포됐다가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