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사막엔 눈 오고, 핀란드는 '파릇파릇'···세계 곳곳 '이상한 겨울'

딸기21 2020. 1. 28. 09:40

2020.01.27 09:28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거리가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걸프뉴스(gulfnews.com)

 

사막의 도시 두바이. 야자수 모양을 한 인공섬과 마천루들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거리 곳곳이 이달 중순 물에 잠겼다. 거센 바람에 거리의 야자수 화분들이 쓰러지고 도심 전광판에는 교통안전 경고들이 떴다고 걸프뉴스는 전했다. 통상 두바이는 연간 강수량이 75mm에 불과한데, 지난 10일부터 15일 사이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부다비와 알다프라 지역에도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졌다.

 

두바이에 폭우가 쏟아질 무렵, 북아프리카 이집트의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에는 눈이 쏟아졌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서 모처럼의 겨울을 즐겼다. 이 지역에 1월에 눈이 온 것은 1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수도 카이로도 올초 하얗게 변했다. 카이로에 눈이 온 것은 112년만이었다고 한다. 성지순례객들이 많이 찾는 시나이반도 남쪽 성카타리나 수도원도 눈에 덮였다.

 

여름이 너무 덥거나, 겨울이 너무 춥거나. 혹은 여름이 너무 서늘하거나, 겨울이 너무 따뜻하거나. 기후변화 시대의 지구에서 기상이변은 이제 더 이상 ‘이변’이 아니다. 북극 주변 찬공기를 담벼락처럼 둘러싸고 있는 공기 장벽이 깨지는 ‘북극진동’은 중위도권 지역에 여러 예상치 못한 기상현상을 만든다. 올겨울에도 세계 곳곳에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유럽 남쪽 따뜻한 나라 그리스는 이달 초 눈보라가 몰아쳐 여러 도시의 도로가 눈에 덮이고 얼어붙었다. 그리스 신화 속 신의 이름을 따 ‘헤파이스티온’이라 이름붙여진 눈폭풍의 위력은 강력했다. 아테네에서는 시속 161km의 강풍이 불었고 곳곳에서 통행이 중단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부크 지역에는 이달 들어 이례적으로 폭설이 쏟아졌다. 인스타그램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지대 타부크에도 눈이 내렸다. 요르단이나 시리아, 혹은 이란의 고원지대는 겨울에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올 때가 많다. 하지만 남쪽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눈을 볼 수 있는 일은 흔치 않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하는 레바논에서 ‘노마’라는 이름의 폭풍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내렸다. 난방시설이 없는 난민촌의 시리아 난민 1만1000여명이 추위에 고통받고 있다며 유엔난민기구가 도움을 호소하는 성명을 냈을 정도였다.

 

중동의 찬 겨울은 이달 내내 계속되고 있다. 23일 기상전문사이트 어큐웨더에 따르면 이라크 바그다드에는 주말 내내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사우디와 쿠웨이트에도 적잖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반면 북유럽 핀란드는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핀란드기상연구소에 따르면 평년 이맘때 기온보다 10도 가까이 높다. 진작에 헐벗었어야 할 나무에는 아직 이파리들이 붙어 있다. 현지 매체 Yle에 따르면 지난 13일 핀란드 남서쪽 알란드 섬 지역의 낮 기온은 10.9도로, 1973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들도 예년보다 기온이 훨씬 높다. 이맘 때면 눈으로 덮여야 하는데 핀란드 남쪽 절반은 눈이 오지 않아 맨 땅이 드러나 있다. 헬싱키는 저녁까지도 기온이 8도 정도로 따뜻해, “터키 이스탄불이나 그리스 아테네와 비슷한 기온”을 보였다고 Yle는 전했다.

 

북유럽의 핀란드는 이달 중순 기온이 평년보다 9~10도 높았다.  Yle

 

크로아티아는 지난 21일 겨울이 ‘끝났다.’ 눈도 별로 내리지 않았고, 해마다 주민들을 떨게 만들던 겨울 눈폭풍도 없었다. 평년보다 너무 따뜻해 이스트리아 등 중부 지역에는 아예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아드리아해에는 훈풍이 불었다. 현지 언론 토탈크로아티아뉴스닷컴은 기상당국이 “날씨 예보로만 보면 겨울은 끝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겨울뿐 아니라 봄도 따뜻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3월부터 5월까지 내내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기온과 강수량이 아닌 매우 특이한 기상예보가 발표된 곳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는 22일 ‘이구아나비’ 예보가 내려졌다. 국립기상서비스 마이애미 지부는 이날 주민들에게 “30~40초 정도 이구아나가 나무에서 떨어져내릴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경고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를 접한 시민들은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고 우스개를 섞어 리트윗했다. 그러자 기상당국이 다시 설명을 내놨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변온동물인 이구아나가 체온 조절에 실패해 우르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상당국은 “나무에서 떨어진다 해도 죽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