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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격수' 나선 이란의 36세 장관...'로켓 폭발'의 진실은?

딸기21 2019. 9. 1. 16:51

이란의 아자리 자흐로미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이란이 자체제작한 ‘나히드-1’ 통신위성 앞에서 찍은 자흐로미 자신의 모습이다.   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 트위터

 

이란 우주센터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잡혔다. ‘안보 브리핑’에서 이 사진을 전달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이란의 30대 정보통신부 장관이 트위터에 자체제작한 통신위성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아냥’에 응수했다.

 

발단은 트럼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이란 북동부 셈난주에 있는 이맘호메이니 국립우주발사센터 사진이었다. 트럼프는 폭발사고 흔적이 남아 있는 이미지를 첨부한 뒤 “미국은 이란의 셈난 발사장 1에서 사피르 위성발사체 최종 발사준비 도중에 일어난 재앙 같은 사고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발사장 1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이란이 밝혀낼 수 있도록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앞서 AP통신은 이 우주센터에서 위성이 탑재된 로켓이 폭발한 흔적이 관측됐다며 발사실험에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은 지난 1월과 2월에도 위성 발사를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이란은 탐사·통신용 위성을 발사하려 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탄도미사일 개발을 목표로 한 실험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올린 이란 이맘호메이니 우주개발센터의 위성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이튿날 MJ 아자리 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이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렸다. 자체 제작한 통신위성 ‘나히드-1’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린 것이다. 자흐로미 장관은 “굿모닝, 도널드 트럼프. 나히드-1은 여기 있다”고 적었다. “미국이 우리가 실패했다고 주장할 정도로 확실하게 촬영했다면, 미군 무인정찰기가 이란군에 격추됐을 때의 사진도 있을텐데 한번 공개해보라”고 했다. 6월 20일 이란군은 영공을 침입한 미군 정찰용 드론을 격추한 바 있다. 나히드-1이 폭발로 파손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36세인 자흐로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정보부와 통신규제국에서 통신인프라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라이텔 등 민간 통신회사의 이사를 거쳐 2017년 8월 입각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에 출생한 ‘포스트 혁명세대’로, 중도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 내각의 최연소 각료다.

그가 트위터에서 이란 측 ‘트럼프 저격수’로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그는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고 고립된 섬이 아니다. 트럼프의 제재는 미국에 가장 먼저 해를 입힐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깬 것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를 “겁쟁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아자리 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 트위터 캡처

 

올 2월 11일에는 이슬람혁명 40주년 기념식 때 테헤란 시내에 모인 군중들의 사진을 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 보고 있나? 당신의 ‘상상 속’ 취임식 군중들과 달리, 이것이 ‘진짜’ 군중들이다”라고 썼다.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수는 미국에서도 거센 논란거리였다. 백악관은 “사상 최대 인원이 참석했다”고 했지만 인파는 적었고 워싱턴의 내셔널몰 광장은 텅 비었으며, 심지어 백악관이 참석자 수를 부풀리려고 사진을 조작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자흐로미는 트럼프에게 취임 첫 날부터 망신을 안겨준 이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이란 로켓발사가 실패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트럼프의 트위터가 또 다시 논란을 부른 것은 확실하다. 트럼프가 공유한 발사장 이미지가 상업용 인공위성이 찍은 것보다 훨씬 해상도가 높은 고화질 사진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이란을 화나게 하려고 정보브리핑에서 나온 기밀사진을 누출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올린 사진의 왼쪽 윗부분에는 검은 색으로 뭔가를 지운 흔적이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태블릿PC를 통해 브리핑받은 사진에 적혀 있던 기밀등급을 지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정부 관리는 CNBC방송에 “트럼프가 올린 사진은 정보브리핑에서 나온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트럼프는 기자들로부터 기밀 누출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우리는 사진을 갖고 있고, 난 그것을 공개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