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가톨릭국가 아일랜드에서 인도계 38세 ‘게이 총리’ 탄생할 듯

딸기21 2017. 6. 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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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인도계 이민자 가정 태생의 38세 동성애자 총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아이리시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집권당인 피너게일(아일랜드가족당)의 새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2일(현지시간) 리오 바러드커(사진)가 당선돼, 정계에서 은퇴하는 엔다 케니 총리의 뒤를 잇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 ‘티샤크’라 불리는 정부 수반 자리를 동성애자가 맡게 된다는 사실에 현지 언론들은 물론 영국과 미국 등의 언론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일랜드가 처음으로 게이 총리를 세우려 한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는 “아일랜드가 로마가톨릭의 보수적인 사회전통에서 급속히 떠나가고 있다”고 썼다.


더블린 태생인 바러드커는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약학을 전공했고 의사로도 잠시 일했다. 2007년 하원의원이 됐으며 2011년 이후 수송·관광·스포츠장관, 보건장관, 사회보호장관 등을 역임해왔다. 부친은 1960년대 인도 뭄바이에서 영국으로 이주해온 의사였다. 

 

바러드커는 36세 생일이던 2015년 1월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나는 반쪽 인도계 정치인도, 의사 정치인도, 게이 정치인도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구성하지만, 나를 규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일랜드 역사상 첫 ‘게이 각료’가 된 그는 그해 5월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한 국민투표에서 성소수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며 열성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오는 13일쯤 총리에 취임할 예정인 그의 앞에는 난제들이 놓여 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뒤 영국령 북아일랜드가 들썩이고 있고, 더이상 유럽연합(EU)이 아니게 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통행권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최대 교역상대국인 영국의 상황에 따라 아일랜드 경제도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일간 아이리쉬선은 “바러드커에게 취임 초기의 ‘허니문’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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